버니지아 울프부터 이순신 장군까지
퇴근 후에는 언제나 집 근처 카페로 간다.
카페에 도착하면 나는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킨다.
그리고는 자리에 앉아 주섬주섬 노트북과 읽을 책들을 꺼낸다.
책을 통해 버지니아 울프도 만나고 라이너 마리아 릴케도 만나고 보노보노도 만난다.
오백파운드의 돈과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진정한 자유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한 버지니아 울프,
고독과 정면으로 마주해야한다고 이야기한 라이너 마리아 릴케,
그리고 나와 닮은 걱정많고 소심하지만 늘 초긍정인 보노보노!
문득 생각한다.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도 읽고 싶다고.
반드시 죽고자 하면 살고, 반드시 살고자 하면 죽으리라.
는 그 유명한 말을 되새기며. 필사즉생 필생즉사.
나는 죽을힘을 다해, 하루하루를 버틴다.
떠나간 이들, 뒤돌아서 간 이들, 다시 만나지 못할 이들을 문득 떠올려보며,
지나간 과거를 뒤로 하고 앞으로 만날 일들,
앞으로 마주할 사건들을 기대하며.
그렇게 아마리카노 한 잔과 함께,
나는 다시 기운을 차린다.
▼아메리카노, 10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