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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May 06. 2023

나는 어렸을 때 디자이너가 꿈이었다.

꿈 많은 소녀


내 꿈은 자주 바뀌었다. 

어떨 땐, 선생님이었다가, 어떨 땐, 피아니스트였다가, 어떤 때는 작곡가였다. 그리고 또 어떤 때는 디자이너였다. 적고 보니 교사 외에는 전부 예술가였다.  


그리고 이제 가장 큰 열망은 유명한 작가가 되는 것이다. 그건, 내가 소설이나 동화 읽는 것을 너무나 좋아하기 때문이다. 계속 읽다 보니 쓰는 게 좋아졌다. 작가를 꿈꾸던 <키다리 아저씨>의 주디처럼 차곡차곡 작가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물론 이미, 몇 편의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다음 꿈은 베스트셀러가 되고 인기가 많아지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어느새 진부한 이야기만 늘어놓은 글쟁이가 된 것 같다. 돈만 최고로 보는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했다가, 교육의 한계를 고민하다가, 사랑 없는 결혼에 회의감을 내비치는... 그냥 너무나 전형적이고도 진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구독자가 늘지를 않나, 조회수가 나오지를 않나. 번민에 빠지기도 한다.


그보다는 모두가 가는 길에 합류하여 부동산으로 부자 되는 법, 성형으로 예뻐지는 법, 성공한 남자와 결혼하는 법, 직장에서 승진하는 법, 이런 글을 써야 인기가 있어지나 한심한 자학을 해보기도 한다. 


꿈이란 것이, 현실의 벽에 무너지고 마나, 꾸준히 하면 꽃길이 열릴 것이라는 믿음이 허무하게 무너지나, 어릴 때 상황과 한계에 맞춰 자꾸만 변해갔던 내 꿈처럼, 내 믿음과 내 안의 철학도 조금씩 마모되고 수정되어야 하나, 고민하고 좌절하고 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엔 다다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을... 세상의 가치가 나를 환영하지 않아도, 당장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없다 하도, 수적천석水滴穿石이라는 사자성어처럼 꾸준히 노력하리라는 마음... 계속해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는 마음... 


어릴 적 자주 꿈이 바뀌었던 그 마음은 어쩌면 한계가 아니라 가능성이었다. 자꾸만 되고 싶은 마음, 크고 싶은 마음, 무엇이든 자유로워지고 싶은 마음... 어릴 때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던 마음, 어느새 빛바랜 가슴 한 구석 그 조그만 소망을 언젠가는 고이 펼쳐주어야겠다. 작가, 디자이너, 작곡가, 그리고 지금의 내 직업인 교사까지... 뿐만 아니라 내 삶의 철학과 이상향 모두... 그 모든 꿈을 다 이루고 싶다. 나는 행복한 욕심쟁이로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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