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장사와 신라불교초전지
신라불교의 성지, 구미의 재발견
유유네 반 아이들은 오늘도 시끌버쩍 즐겁게 하루를 시작하네요. 아침 독서시간이 끝나고 1교시 사회시간이 되었어요. 오늘은 사회책 74쪽, 고장의 문화유산 알아보기 단원이에요.
“선생님? 우리도 답사 갈거죠!”
“네? 계획만 세우고 안가는 거 아니죠?”
“선생님, 제발요!”
유유와 소라, 유미까지 가세해서 아우성이에요.
“그럼 가야지. 우리반 친구들이 어떻게 계획 세우느냐에 따라 다르지.”
“와~ 좋아요!”
선생님은 그나저나 고민이 되었어요. 선생님도 구미에 온지 이제 만 3년으로 구미에 대해서 아는 것이 거의 없었거든요.
‘구미는 공업단지인데 문화유산이랄 만한 데가 있나?’ 선생님은 한숨을 쉬었어요.
다음 사회 시간, 선생님과 유유와 친구들은 ‘답사’란 현장에 가서 직접 보고 조사한다는 뜻이란 걸 명확히 알고 답사 갈 장소를 살펴봤어요. 지역화 교과서인 구미 교과서도 보고 태블릿으로도 검색했어요.
‘죽장사’, ‘신라불교초전지’, ‘도리사’.
선생님이 반 아이들한테 물어보니 1/3은 가봤고 2/3은 가보지 못했다고 했어요.
“죽장사, 신라불교초전지, 도리사가 우리가 사는 선산과도 가깝고, 불교와도 연관이 깊은 곳이니 한번 사전 조사를 해보도록 해요.”
그렇게 유유와 친구들은 죽장사와 신라불교초전지, 도리사에 대해 태블릿으로 조사하기 시작했어요.
“선생님, 죽장사에는 우리가 옛이야기 조사할 때 알게 된 오누이 전설이 내려오는 ‘죽장리 5층 석탑’이 있어요. 국보라고 해요.”
“아하! 멋진 곳이네요.”
“선생님, 신라불교초전지와 도리사는 아도화상이라는 승려와 관련이 있어요. 도리사는 아도화상이 세웠대요.”
“신라불교초전지는 신라에 불교가 처음 전해진 곳이라고 하네요.”
“여러분이 너무 조사를 잘 해주어서 선생님도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네요. 그럼 이 중에 시간 관계 상 어느 곳을 갈지 투표를 해보아요.”
투표 결과 유유와 친구들은 죽장리 5층 석탑이 있는 죽장사와 의복 체험이 가능한 신라불교초전지에 가보고 싶다고 했어요. 선생님은 바로 학교 선생님들과 협의하고 체험학습을 추진했어요.
-이주 후-
선생님과 유유네 반 아이들은 죽장사에 도착했어요.
“저기 바로 보이는 것이 죽장리 5층 석탑이에요.”
“와, 선생님, 탑이 진짜 5층이네요. 정말 높아요.”
“10m라고 해요. 통일신라시대 만들어졌대요.”
“선생님, 탑 안에 금으로 된 불상이 있어요.”
유유와 친구들은 서로 신기해하며 죽장리 5층 석탑을 바라봤어요. 답사 보고서를 작성할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사진도 찍고 영상도 찍고 메모장에 그림도 그렸어요. 안내판에 쓰여있는 안내문도 옮겨 적었어요. 이런 모습을 선생님 또한 흐뭇하게 바라보며 사진으로 남겨두셨어요.
“5층 석탑 뒤에는 대웅전이 있어요. 용이 4마리 있네요. 수학 시간에 배운 문살무늬도 살펴보세요.”
“와, 진짜다. 용이 4마리가 있어요.”
“문살무늬도 너무 멋져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어 아이들은 우산을 쓰고 돌아다니면서 신이 나 어쩔 줄을 몰라 했어요. 한쪽에서는 또 다른 아이들이 원각당 앞에 있는 육바라밀을 읽고 있었어요. 보시(布施)·지계(持戒)·인욕(忍辱)·정진(精進)·선정(禪定)·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 의 6가지로 불교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보살의 실천행이에요.
“선생님, 저는 절대로 다 못 지킬 것 같아요.”
“어려우니깐 다 지키면 인격이 완성된다고 하는 거야.”
“와!!”
선생님은 종교가 없지만, 평소 불교에도 관심이 많아서 그런지 죽장사에 와서 아이들과 둘러보는 이 시간이 더없이 소중하고 경건하게 느껴졌어요. 비록 비가 오긴 했지만 푸른 하늘도 더더욱 높게 느껴졌고요.
어느새 이동할 시간이 되어 유유와 친구들, 선생님은 버스를 타고 신라불교초전지로 이동했어요. 선생님은 신라불교초전지에 도착한 후 곧바로 학생들을 인솔하여 기념관으로 향했어요. 그곳에서 학생들은 신라 전통의상으로 의복을 갈아입은 후, 예쁘게 기념 촬영을 했어요. 그리고 문화관광해설사 아저씨가 안내를 시작했어요. 선생님께서 사전에 예약해두었죠.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 여러분들의 관람을 도울 문화관광해설사입니다.”
“안녕하세요.”
“자, 그럼 기념관부터 둘러볼까요? 후에 밖에 있는 가옥들을 체험해봅시다.”
문화관광해설사 아저씨는 신라에 어떻게 불교가 전해졌는지, 왜 아도화상은 하필 이곳 도개면에 자리를 잡았는지를 설명해주셨어요. 도개라는 마을의 지명도 불법을 열다라는 뜻이라고 했어요. 신라불교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1600년의 역사를 간직한 곳이라면서요.
불교에 대한 이야기는 어느새 원효와 의상, 그리고 부석사에 대한 이야기까지 이어졌어요. 유유와 친구들은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문화관광해설사 아저씨의 이야기에 빠져들었어요.
기념관 이곳저곳을 둘러본 후, 묵주 팔찌도 만들어보고 탁본도 해보았어요. 그리고는 다시 밖으로 나왔어요. 어느새 비는 그치고 하늘은 맑게 개어 있었어요.
“선생님, 저기 아도화상이 있어요.”
“그렇네. 아도화상 불상이야.”
밖으로 나온 선생님과 친구들은 아도화상 불상 앞에서 기념 촬영을 했어요. 죽을 위기를 넘기고 신라에 불교를 전하기 위해 애쓴 아도화상이 대단하게 느껴진 순간이었어요.
“선생님, 저라면 사람들이 다 저를 해치려는 순간에 목숨을 걸고서까지 불교를 전하기 위해 애쓰지 못했을 것 같아요.”
“그렇게 위험하고도 대단한 일을 했기에 신라에 불교가 전해졌고, 우리가 기리는 것이란다.”
“선생님, 아도화상이란 승려님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져요.”
어느새 시간은 다 되어서 유유와 친구들, 선생님은 체험학습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왔어요. 학교에 와서 답사 보고서를 마무리했어요. 학생들은 새롭게 알게 된 점이나 느낀 점에 다음과 같이 적었어요.
‘구미에 대해 잘 몰랐는데 역사적으로 대단한 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구미 죽장리 5층석탑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5층 석탑이라는 게 뿌듯하다.’
‘정말 재밌었고 신라불교가 처음 전해진 곳이라는 긍지를 가져야겠다.’
선생님은 이번 답사 수업이 정말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어요. 구미는 공업단지나 박정희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곳으로 유명할 뿐만 아니라 이렇게 역사적으로도 유서 깊은 곳이었다는 것을 새롭게 발견한 것이었어요. 유유와 친구들, 선생님의 마음속에는 구미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했답니다. 더불어 경상북도에 대해서도 더 많이 알아가고 싶다고 다짐했어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