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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Aug 10. 2023

꼬마작가에서 진정한 예술가로

제주 함덕 <전이수 갤러리>를 다녀와서

8살에 동화책을 내고 그 이후로 13권의 책을 출판하고 제주도에 <걸어가는 늑대들> 갤러리를 열어 미혼모와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돕고 있는 전이수 작가! 올해 15살 밖에 안 된 그이지만 그의 글과 그림을 보고 오면 그가 어린 나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얼마나 크고 넓은 생각과 마음을 지니고 있는지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전이수 갤러리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는 바람에 관한 글은 자연과 혼연일체가 된 자유로운 그의 사상을 엿볼 수 있다. 바람이 쉬어가라고 속삭이는 것은 바쁘고 지친 도시인에게 주는 강렬한 메시지처럼 다가왔다. 그럴 때 1년 살기, 한 달 살기의 여유는 갖지 못해도 이렇게 잠시잠깐이나마 여행을 온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생각하게 된다.


어린 나이에 삶의 고락을 얼마나 겪어봤을까나 생각한다면 오만이고 교만이 아닐까. ‘너에게 내가 꽃이 될 수 있다면’ 글을 읽고 있자니 봄마다 다시 피는 꽃들에게서 생명력을 배우는 그의 정신력에 감탄하게 된다. 그리고 삶의 고비와 고통 속에 신음했던 나 또한 꽃들에게서, 그리고 자연에게서 새롭게 다시 태어나는 생명력을 배워야겠다고 다짐한다.



또한 세상의 어둠과 악에 질식할 때 이겨낼 수 있는 건 위대한 무언가가 아니라 소박함 속에 감춰진 일상 속 웃음과 사랑이라는 글도 무척 공감이 간다. 매일 웃음과 사랑을 실천하는 건 쉬워 보이면서도 실로 어려운 일이기에 그 작고 미미해 보이는 힘이 진정 강한 것이라는 의미로 들린다.



제도권 교육을 벗어나 홈스쿨링을 실천하며 어딘가 남들과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작가라 개방성과 다양성에도 더 관대하게 느껴진다. ‘꽃은 싸우지 않는다’라는 글에서는 각양각색의 꽃에서 다양한 개성을 존중하고자 하는 태도를 배우려는 자세가 드러난다. 인구소멸과 난민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현시대에 가져야 할 자세가 아닌가 생각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을 아름다운 이 우주를 순행하는 빛나는 별이라고 생각하는 그의 고결한 정신과 그림과 글에서 느껴지는 순수한 마음과 예술혼, 그리고 갤러리 한쪽을 장식한 한 땀 한 땀 정성이 느껴지는 작품들까지. 실로 아직 완숙하진 않았지만 그 자체로 싱그럽고 위대한 예술혼의 결정체를 보고 온 느낌이다. 앞으로 장성할 그의 앞날이 기대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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