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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Aug 29. 2023

3) 렌탈 여친과 진짜 여친

 애니 <여친, 빌리겠습니다>



3) 렌탈 여친과 진짜 여친

“지금까지 어울려준 것만 해도 정말 고맙다고 할까?” -카즈야

 

 카즈야는 미즈하라가 배우 일에 전념하기 위해 렌탈 여친을 그만둘지도 모른다고 하자 매우 아쉬워하며 자조적으로 이렇게 내뱉는다. 카즈야는 마미라는 여자친구를 사귄 적이 있고, 현재는 루카라는 여자친구가 있지만, 실제로 보면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여자와 제대로 사귀어본 적이 없는 남자다. 예쁜 미소녀 스타일을 너무나 좋아하지만, 자신을 좋아해 주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렌탈 여친으로 미즈하라를 구매하고 둘은 많은 사건을 겪으며 1년여간이나 거짓 애인 행세를 해왔다.

 

 실제로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일본에는 여자친구를 대여해 주는 렌탈 여친 서비스 업체가 존재한다고 한다. 이 애니의 원작인 만화도 작가 본인의 경험을 살려 집필한 것이라고 한다. 성에 개방적인 일본과 달리 보수적인 한국의 특성상 꽤 생소하고 낯선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마도 한국에 이런 서비스가 시작된다고 하면, 꽤 많은 논란이 일지 않을까? 여성의 인권 쟁점과 맞물려 사람을 구매한다는 게 윤리적으로 옳으냐는 식으로 말이다.

 

 물론 직접 경험해 본 적은 없지만, 하객 알바가 있다는 이야기도 들어본 적이 있다. 그것도 일종의 누군가의 시간을 구매하는 행위다. 렌탈 여친처럼 주변 사람들을 속이고 기만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하객 알바와 렌탈 여친의 공통점은 수요가 있지만, 공급이 따라주지 않는 사람들이 돈으로라도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거짓이지만 필요와 욕구를 만족시키는 행위다. 사실, 하객 알바만 놓고 봤을 때, 나는 왜 굳이 그렇게까지 사람을 속이고 기만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결혼식 하객이란 많든 적든 진심으로 축하해 줄 수 있는 사람만 오면 되는 거 아니냐고 말이다.

 

 렌탈 여친도 마찬가지다. 주로 남성이 어리고 예쁜 미소녀를 구매하는 형식이지만, 내가 만약 남자를 구매한다고 해도 매우 자존심이 상하는 일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데이트를 돈을 주고 해야 한다니. 물론 그렇게 만나다가 어느새 둘의 진심이 합쳐져 진짜 애인 사이로 된다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상처만 남을 것 같다. 쿠리가 자신의 여친이 사실은 렌탈 여친이란 게 밝혀져 부끄러워하고 괴로워했던 것처럼 말이다. 

 

 애니는 애니메이션으로서 재밌게 볼 수 있지만, 아직 나로서는 ‘렌탈 여친’이라는 서비스에 대해서 회의적이다. 사회에 너무 많은 거짓과 기만과 혼란만 가중한다는 입장이다. 만약 어리고 예쁜 미소녀 여자친구를 사귀고 싶은데 여력이 되지 않는다면, 비싼 금액을 사용할 시간에 자신에게 투자하는 건 어떨까? 자기 관리란 다른 게 아니다. 나의 외모를 가꾸고, 운동하고, 외국어 공부를 하고 자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일이다. 그렇게 나 자신을 가꾸고 변화시켜 나간다면, 어느새 내 옆에는 렌탈 여친이 아닌, 진정으로 나를 좋아하고 아껴주고 사랑해 주는 멋진 여자친구(남자친구)가 생길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진심만이 통하게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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