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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Oct 21. 2023

[초등교육의 속살] #10. 초등 교사를 꿈꾸는 이들에


 요즘 교대 인기가 대폭 하락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만약 자신의 꿈이 초등 교사였다면, 단순히 지금 현재의 직업의 전망이 밝지 않다는 이유로 포기하면 후회할 수도 있다고 말하고 싶다. 왜냐면, 한때 교대 인기가 치솟았던 것처럼 지금 인기가 추락한 것도 잠시 반짝이는 것일 수도 있고, 주식도 하락과 상승장을 왔다 갔다 하는 것처럼 교직의 전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말로 초등 교사가 꿈이라면 그것을 꿈꾸는 이유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다만, 그것이 예전처럼 정년이 보장되는 안정적인 직업이라서, 방학이 있고 편히 쉴 수 있을 것 같으니깐, 연금으로 노후 대비를 하고 싶어서라는 이유라면 교사가 되는 것을 말리고 싶다. 그보다는 정말로 자라나는 아이들의 꿈을 키워주고 싶어서, 우리나라의 새싹들을 가르치는 보람을 느끼고 싶어서, 무엇보다 초등 교사라는 직업이 정말 적성에 맞을 것 같아서라는 이유라면 좋겠다.


 나는 어릴 때 정말 다양한 꿈을 가졌었다. 내 꿈의 목록에는 교사도 있었는데 그것은 내가 공부를 잘하기도 했지만, 우연한 기회에 같은 반 친구를 가르쳐서 성적 향상을 가져온 적이 있어서다. 그때 담임선생님은 공부 짝을 정해줘서 성적을 제일 많이 올린 학생들에게 칭찬과 함께 선물을 주셨는데 내가 당당히 1등으로 뽑힌 것이었다. 그때 집에 칠판이 없어서 종이를 뜯어 벽에 붙여 칠판으로 사용하면서까지 나의 공부 짝을 가르쳤는데 그때의 기쁨과 희열이 교사라는 꿈을 꾸게 하였다.


 하지만 꼭 가르친다는 것에 중점을 두기보다 초등 교사라는 직업은 아이들과 함께 삶을 살아가는 선생先生이라는 한자 뜻풀이가 더 적합하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초등 교사는 삶의 경험이 풍부해야 한다.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을 살아내지 않고서는 아이들에게 좋은 모델이 될 수도 없고, 경험을 나눌 수도 없고, 이끌어줄 수도 없다. 교사는 아이들에게 무언가 배울 점을 보여주어야 하고 그것이 말이나 가르침을 넘어서 마음에 감동의 변화를 일으켜서 감화를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단순히 공부만 잘해서는 안되고 성공과 실패, 좌절, 불운, 그리고 극복을 넘어선 인생의 희로애락의 모든 경험을 몸소 살아내야 한다.


  초등 교사라는 직업은 또한 전 과목을 다 가르치기 때문에 다재다능함이 필수이며 교과 간 융합과 재구성을 통해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수업을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팔색조 같은 매력을 겸비하고 배우처럼 연기를 하기도 하고 아나운서처럼 말을 잘하기도 해야 하며 작가처럼 글을 잘 써야 하기도 하고 상담가처럼 학생들의 마음을 잘 조율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런 능력을 갖추기 위해선 부단히 노력해야 하며 그런 다양한 분야에 열린 자세로 노력하는 것이 적성에 맞아야 한다.


 나는 초등 교사란 직업은 연예인 못지않은 다채로운 삶의 소유자가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충분히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이 많으며 그런 사람이 모여서 교육에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 나는 내 후배들이 단순히 수능 1등급, 상위 몇 퍼센트 따위의 입시 성적으로 교사가 되길 바라질 않는다. 공부 잘하는 아이와 공부 못하는 아이를 구별하며 모든 것이 성적이 기준이 되는 것이 아니라 가드너의 다중지능이론처럼 다양한 재능을 알아봐 주고 키워줄 수 있는 인재가 오길 바란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초등 교사를 꿈꿀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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