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지렁이

창작시

by 루비

지렁이



지렁이는 아프다

지렁이는 짓밟힌다

지렁이는 천대받는다


땅을 비옥하게 하고

동물들의 먹이가 되어주고

립스틱에도 쓰이는 지렁이


햇볕에 타 죽고

자동차 바퀴에 깔려 죽는 지렁이


지렁이가 나 같다

세상의 위계서열

맨 아래층에서

온몸으로 폭력을 당한다


아무도 이해 못 하는

고통 아픔 슬픔

세상은 그런 거였다

세상은 폭력과 약육강식의 세계다


그리고는 약자에게

아니야 그렇지 않아

세상은 아름다워 네가 미친년이야

하며 마지막 어퍼컷을 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