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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Apr 14. 2024

다른 사람을 인정하지 않고 깎아내리는 자존감 뱀파이어

다른 사람을 인정하지 않고 깎아내리는 자존감 뱀파이어는 곁에 두면 안 된다. 그게 설사 가족이라 할지라도... 나는 주로 우리 엄마가 그런 사람이다. 이런 이야기를 주변에 하면 엄마가 너를 걱정해서 그렇다느니, 사랑해서 그렇다느니 나를 위로해서 하는 말인지 도움을 주려 하는 말인지 헷갈릴 또 다른 생채기만 남기는 말들을 한다. 나는 오랜 시간, 엄마에게 폭언과 비교하는 말을 들으며 자존감에 심한 상처를 입었다. 이런 엄마의 폭언과 차별적인 말, 무시하는 말, 폭력은 내 자존감을 망가뜨렸고 결국에 사회생활에도 문제를 일으켰다. 그래서 오랜 시간 트라우마를 입었는데 이제는 정신과치료를 받고 상담치료를 받는 나에게 또 다른 말들로 상처를 입히고 괴롭혔다. 문제의 근본 원인이 되는 사람이 그로 인한 후유증으로 치료받는 사람에게 또 다른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계속 책임전가하며 무한 악순환의 굴레에 빠지게 만든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서울에 있는 병원에 다니기 위해 매주말 엄마가 사는 본가에 갔고 잘 지낼 때도 있지만 싸우는 날도 많았다. 내가 상담을 할 때마다 독립하라는 사람도 많았고 실제로 평일에는 독립해서 혼자 살지만 주말이나 방학 때는 그래도 집밥을 먹고 싶어선 가곤 했는데 이제 정말 단호하게 결심해서 나에게 상처 주는 사람은 깨끗이 끊어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게 엄마든 동생이든 가족이든 집이라는 안식처가 편안한 쉼터고 행복하지 않다면 머무를 필요가 없는 것 같다. 꼭 집이 아니더라도 누구든지 나를 소중히 여기지 않고 아끼지 않는다면 과감히 손절하고 싶다. 그 정도가 조금 심한 것 같긴 하지만, 나는 차라리 지금 혼자 있는 게 더 좋고 사람들한테 진절머리가 난다. 가끔 이런 생각도 했다. 나 같은 사람이 적지 않은 것 같다고. 왜냐면 인스타그램을 켜면 온통 반려견 피드로 도배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람 사이에서 지친 사람들이 반려견에게 위로받고 상처를 회복하는 거 아닐까...


우리 엄마가 대체 왜 그러는지 이해가 안 가지만 엄마도 다른 사람한테 비교되는 말을 듣고 와서 그러는지 나한테 화풀이를 하는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 입힐 권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엄마뿐만 아니라 직장 생활하다 보면 그런 사람들을 정말 많이 만난다. 사회생활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상처 입히는 말을 조심하고 항상 배려하고자 하는 나는 그런 사람들이 너무 많은 한국이 이상한 나라가 아닐까란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국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소중히 여겨진 경험이 거의 없는 사람들의 나라 같다. 지옥의 아수라장에서 누군가를 깎아내리고 상처 입혀야 자기 자존감이 높아진다고 생각하는 이상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심지어 상담사 중에도 내담자에게 상처 주는 정신 나간 사람을 만난 적도 있다. 나는 이제 나를 아껴주고 사랑해 주고 소중히 여기는 사람하고만 행복한 관계를 쌓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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