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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May 15. 2024

선과 악, 통찰력과 분별력

다독과 풍부한 여행 

가끔 사람들이 이해가 안 될 때가 있다. 소설을 꽤나 읽었다는 사람이 통찰력이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든지, 현명하고 이지적인 사람을 원하는 사람이 정작 그 자신은 멍청해서 알아볼 능력이 부족하다든지, 자식을 사랑한다면서 학대하는 부모를 본다든지 할 때... 그러면서 사람은 참 비논리적이고 주관적이고 감정적이란 것을 깨달았다.


감성적인 것이 꼭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차가운 머리와 따뜻한 가슴이라는 말이 함께 쓰이듯이 객관적으로 상황을 파악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그런데 생각보다 그런 사람은 흔치 않다. 편견과 오만이라는 감정이 이성의 작동을 마비시키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작 그들은 자신이 편견 덩어리라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오만과 편견>을 읽으면 요즘에도 통용되는 결혼과 사랑이라는 주제가 흥미롭지만, 위선자 위컴과 지적이고 부유한 신사 다아시와의 관계도 많은 생각할 거리를 준다. 엘리자베스는 다아시에 대한 편견으로 위선자 위컴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버리고 처음에는 다아시를 경멸한다. 하지만 결국 오해가 풀리고 둘은 사랑에 빠진다. <폭풍의 언덕>을 읽으면 교제 살인이 빈번한 요즘 세상에서 살인자를 옹호하는 건 절대 아니지만, 사랑이 증오로 변하는 과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 캐서린에 대한 히스클리프의 광기 어린 사랑을 보면 사랑이라는 감정이 무섭기도 하고 세상에 만연한 폭력을 임시방편이 아닌 근본적으로 접근할 수 없나 의문이 들기도 한다. <죄와 벌>을 읽으면 살인자인 라스콜리니코프와 창녀의 사랑을 보면서 죄와 벌 그리고 한없이 추락한 인생의 구원을 생각하게 됐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을 보면서 인간의 어리석음과 교만을 통찰하고 파울로 코엘료의 <악마와 미스프랭>을 보면서 인간 본성에 내재한 선과 악, 다면성에 대해서 고민해 보았다.


나 또한 나 자신을 정확히 바라볼 수 없다. 세상은 시시각각 변하고 사람과의 관계도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느끼는 세상은 조금 이상하다. 자칭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나서서 문제의 핵심은 짚지 않고 변방에서 머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건 우리 사회의 추악함을 마주할 용기가 없어서는 아닐까라고 생각해 보았다. 근본부터 뿌리 뽑으면 더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대부분 외면하고 있다. 왜냐면 모두가 조금씩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순순히 인정하기 싫기 때문이다. 


나는 통찰력과 분별력을 지닌 사람이 제일 좋다. 그건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의해 상처를 많이 받아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생각할 때 통찰력과 분별력을 기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많은 소설책을 읽고 풍부한 여행 경험을 쌓는 것이다. 물론 편견없는 마음이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세상의 도처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현명하게 나아갈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서로가 조금씩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해 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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