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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May 15. 2024

채소와 과일 친구들

창작 동화

감자와 양파, 당근, 피망, 브로콜리, 상추, 마늘은 사이좋은 친구였어.

그런데 감자와 양파, 당근, 피망, 브로콜리, 상추는 언제부터인가 마늘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 마늘은 너무 맵고 역한 냄새가 났거든. 그래서 은근히 마늘을 멀리하기 시작했어. 그런데 감자와 양파, 당근, 피망, 브로콜리, 상추가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친구가 또 있었어. 그건 바로 새로 이사 온 딸기였어. 딸기는 뭔가 우리랑 다른 것 같으면서도 새빨간 얼굴에 주근깨까지 점점이 박힌 게 마음에 들지 않았거든. 게다가 딸기는 새침하기까지 했어. 마늘은 아주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 자신이 따돌림에서 벗어날 기회는 딸기를 이용하는 거라고. 마늘은 그때부터 딸기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기 시작했어. 그리고 뭔가 좋은 게 털리길 기대한 거야.


그리고 결국 발견했지. 그건 바로 딸기가 우리와 같은 채소가 아니란 사실이었어. 딸기는 자신이 과일이라는 사실을 감쪽같이 숨기고 우리와 친구가 되려고 했다고. 이에 마늘과 감자와 양파, 당근, 피망, 브로콜리, 상추는 분노했지. 마늘은 이제 역한 채소에서 영웅이 되었어. 마늘과 감자와 양파, 당근, 피망, 브로콜리, 상추는 딸기가 채소도 아니면서 채소인 척했다고 사방팔방 욕을 하고 다녔어. 딸기는 너무 황당했지. 자신이 과일인 줄도 몰랐고 과일인지 아닌지 채소인지 아닌지 그게 왜 중요한지 이해가 안 갔어. 너무 무서워서 감자와 양파, 당근, 피망, 브로콜리, 상추, 마늘에게 물어봤어. 내가 뭘 잘못했어? 그들은 잘못한 게 없다고 했어. 하지만 그들은 계속 투명과일 시키고 폭언을 퍼붓고 노려보고 조롱하고 박대했어. 딸기는 물속에 오래 잠겨서 자신을 학대했어. 점점 상해갔어. 


이제 마늘은 감자와 양파, 당근, 피망, 브로콜리, 상추와 완벽한 친구가 되었어. 그들에게는 완벽한 공공의 적이 생겼어. 그들은 세상 누구보다 다정해 보이고 천사 같아 보였지. 정말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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