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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May 22. 2024

아름다운 사랑의 세레나데, <라바>

단편 애니메이션 <라바>


픽사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 시작 전 상영된 단편 애니메이션 <라바>. <라바>의 러닝타임은 약 6분으로 짤막한 영상 안에 운명적인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라바의 주인공들은 하와이에 사는 두 화산. 감독이 하와이 여행 중에 활화산을 보고 영감을 얻어 화산의 러브스토리를 쓰게 됐다고 한다. 이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으니깐 언젠가 하와이에 가서 우쿨렐레 연주를 들으며 또한 화산을 바라보며 사랑에 관한 스토리를 써 내려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바>에서 남성으로 대변되는 화산은 운명적인 사랑의 연인을 기다리며 러브송을 부른다. 갈매기도, 고래도, 거북이도, 구름도 다 짝이 있는데 화산은 자신만 짝이 없는 걸 쓸쓸해한다. 여기서 마치 유리왕이 불렀다는 황조가가 떠오르기도 했다. 처음 영상이 시작할 때 하회탈 같은 소탈한 표정의 미소를 짓던 화산이, 어느새 그가 부르는 사랑의 노래는 딱딱한 돌이 되고 표정이 굳어가는 모습이 안쓰럽고 슬펐다. 연애를 해 본 적 없는 사람들 또는 사랑하는 연인을 아직 만나지 못한 사람들은 아마 화산의 마음에 깊이 공감할 것이다. 자신은 사랑받지 못한다는 절망감, 왜 인연이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과 외로움에 몸서리치지 않을까. 그러다 깊은 우울감에 빠져버리고 말 것이다. 그렇게 화산은 바다 깊숙이 가라앉고 말았다. 



그런데 사실 화산은 모르고 있었지만 또 다른 화산, 여성으로 대변되는 화산이 그의 사랑의 세레나데를 듣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연인을 만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바다 깊숙이 가라앉아있던 화산은 그렇게 자신의 연인을 만나기 위해 불쑥 솟아올랐다. 그러나 오랜 기다림에 지쳐 이미 바다 깊숙이 가라앉은 화산과 엇갈리고 운명은 그렇게 비켜나는 듯했다. 사랑을 쉽게 이룬 사람들은 이해가 안 갈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사랑이 엇갈리고 엇갈리는 경우도 왕왕 있는 것 같다. 그렇기에 사랑이 이루어지면 더욱더 기쁘지 않을까?     


바다 위로 우뚝 솟은 화산은 그렇게 자신에게 러브송을 불렀던 화산을 생각하며 노래를 부른다.    

 

I hope will come true that you are here with me and I am here with you.     


그리고 가라앉았던 화산은 노래를 듣고 다시금 용기를 내고 우뚝 솟아올라 결국 사랑은 이루어진다!


이건 마치 사랑에 실패하여 오랜 시간 우울증으로 고생했던 사람들이 기적적으로 회복하여 사랑하는 연인까지 만나는 사랑의 세레나데처럼 들렸다. 사람들에게는 누구에게나 시련의 시간이 있다. 아무에게도 사랑받지 못하고 무가치한 사람처럼 느껴져 홀로 고독을 삼키며 오랜 시간 설움의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 나온 화산들처럼 사랑을 믿으며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마음과 믿음과 신의를 지켜나가면 결국엔 운명의 짝을 만나지 않을까? 눈물로 진주를 만들어내는 조개들처럼 오랜 기다림과 내면의 성숙을 통해 진실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건 축복받아야 할 참다운 행복이란 생각이 든다. 모든 사람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한 여생을 만들어나가기를! 감동적인 러브스토리 한 편이었다.



https://youtu.be/uh4dTLJ9q9o?si=9xHkI7RUeCXq6mR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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