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비 Jul 27. 2024

동화작가의 꿈을 이룬 계기

오디오북 동화 <스마트폰 좀비> 탄생 일화

그날도 나는 잠실에 다녀온 후, 2호선을 타고 경의·중앙선을 갈아타기 위해 왕십리역을 향해 가는 중이었다. 아동문학교육을 전공하고 종종 동화 습작을 쓰던 나는 그날 지하철 안에서 동화로 쓸 만한 영감을 찾아냈다. 바로 지하철 내 사람들이 모두 스마트폰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언젠가 TV에서 일본 사람들이 지하철에서 책을 많이 읽는다는 영상을 본 적 있다. 먼 과거의 일이라 어쩌면 지금의 일본도 우리와 비슷하게 스마트폰을 많이 하지는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한때, 노량진에서 임용시험을 준비할 때, 오랜만에 집으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그때는 7호선과 9호선) 그 시간마저 아까워 교육학과 교육과정 요약본을 열심히 읽었던 아련한 추억이 있다. 그리고 집에서 직장이 있는 지방에 내려가기 위해 서울역에 갈 때도 언제나 1호선 지하철 안에서는 책을 펴들고 독서 삼매경에 빠졌었다. 그런데 이제는 무거운 책보다 스마트폰으로 전자책이나 오디오북을 많이 보거나 듣게 되었다. 아마 내가 보고 있던 사람들도 책을 읽거나 게임을 하거나 유튜브를 보거나 뉴스를 읽거나 무언가 재미있는 것을 했던 것임이 틀림없다.


이 사건을 동화로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재빨리 스마트폰 메모앱을 열어 떠오르는 영감대로 한 자 한 자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우주에 사는 외계인이 대한민국 지하철에서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훔칠 계획을 세운다는 이야기였다. 총 3명의 외계인이 등장하고 스티비 잡수(스티비 잡스), 허블망원경 등을 등장시켜 나름 재미있게 이야기를 상상해서 지어냈다. 그리고 그것을 카카오 브런치 스토리에 올렸는데 그때 막 계약 이야기가 오가던 강남의 한 오디오북 출판사 팀장님이 이 이야기를 오디오북으로 출간하자고 제안을 해오셨다. 종종 블로그나 브런치에 동화 습작을 올리던 나는 이렇게 우연과 기회가 만나 생각보다 빨리 동화작가의 꿈을 이루게 될지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 너무나 행복하고 기쁜 순간이었다.


결과적으로 그 동화는 내 첫 번째 오디오북 동화로 출간되었고, 제목은 <스마트폰 좀비>다. 스토리텔 앱에서는 인기 차트에 올라 팀장님이 축하 메시지를 보내오시기도 했다. 주말에 서울에 올라오면 거의 지하철만 1시간 가까이 이용할 때가 많은 데 낭비되기 쉬운 시간에 스마트폰을 활용해서 생산적인 결과를 이뤄내서 기쁘다.


요새는 종이책을 보는 사람보다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있는 사람이 훨씬 많은데 이것도 과학과 시대 변화의 산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스마트폰과 인공지능이 계속 발전하는 시대에 앞으로의 지하철은 또 어떤 모습으로 변하게 될까? 지하철 안에서 사람들을 관찰하고 사색하고 글을 쓰고 꿈을 이루게 되었다. 지하철 안에서 내 꿈을 이뤘다는 사실만으로 참으로 감사하고 기쁘게 생각한다. 혹시 내가 지하철에서 만난 사람 중에 몇몇은 스마트폰으로 내 동화를 듣고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 설레기도 한다. 앞으로도 내 꿈을 이루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싶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