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애는 오늘도 터벅터벅 길을 걷는다. 주위의 수군거림은 소음처럼 들려와 귀마개를 더욱 꽉 막는다.
‘나는 이렇게 태어난 미미인걸. 나보고 어쩌라고.’
심애는 자신의 유일한 친구, 미소를 만나러 갔다. 미소는 얼굴에 항상 웃음을 띠고 있어 미미들이 지어준 이름이다.
“미소야, 나도 너처럼 항상 웃고 즐거운 일들만 생각하고 싶어. 그런데 세상은 너무 힘들고 지치고 나에겐 너무나 벅차.”
미소는 대답이 없었다. 한참을 침묵하더니 말을 이었다.
“난 그냥 나에게 주어진 대로 살아왔을 뿐이야. 나한테 특별한 비법은 없어. 너는 너의 인생을 살아봐.”
심애는 실망했다. 미소는 뭔가 비법을 아리라 생각했으니깐. 그런데 아니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사람들은 그저 주어진 대로 자신의 달란트를 이용해 살아갈 뿐이었다. 심애는 자신을 이렇게 만들어준, 인형 장인, 그랑데를 만나러 갔다.
“그랑데님. 저는 왜 다른 미미와 다르게 심장을 손에 들고 다녀야 하나요? 너무 쓰라리고 아파요. 다른 미미들이 저를 손가락질 해서 너무 견디기가 힘들어요.”
“심애야. 너에게 그러한 인생을 준 것은 너를 더 특별히 많이 사랑하기 때문이야. 너는 심장을 손에 들고 다님으로써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느끼지 못하는 것을 느끼지. 지금 당장은 힘들지만, 언젠가는 너에게 주어진 선물이란 것을 깨달을 거야.” “하지만, 저는 미소처럼 그저 하루하루 행복하고만 싶어요.”
“안락하고 행복한 삶이란 찰나의 기쁨일 뿐, 위대한 삶이 될 수는 없지. 심애 너는 위대한 사람이 되고 싶니? 그저 평범한 행복을 누리고 싶니? 너는 미미로 태어나기 전, 위대한 삶을 꿈꾸지 않았느냐?”
“제가요?”
“지금은 깨닫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거야. 그러니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렴.”
심애는 그랑데를 만나고 돌아와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나에게 주어진 삶이 선물이라니. 심애는 자신이 받은 선물을 펼쳐보고 싶었다. 생각해 보니 자신은 아직 선물 꾸러미를 끌러보지도 않았다. 이제 차근차근 알아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