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자녀를 독서를 많이 하게 하려면 부모가 먼저 거실에서 모범을 보여란 말을 많이 한다. 그런데 나의 경우는 맞지 않다. 우리 부모님은 책을 거의 읽지 않으신다. 그런데도 나는 책을 엄청 좋아했다. 내 동생도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꼭 돌연변이 같다.
어린 시절 나에게 좋았던 점은 부모님이 책을 참 잘 사주셨다는 것이다. 엄마와 아빠는 어려서 힘들게 컸기에 나를 공주처럼 키워주셨다. 그리고 공부하는 데 아낌없이 지원을 해주셨다. 비싼 사교육은 힘들었지만 여행이나 학습지, 문제집, 장난감 등에 들이는 비용은 아끼지 않으셨다.
그래서 나는 시골에서 정말 남부럽지 않게 컸다. 예쁜 옷도 많이 사주셔서 조회시간에 서 있으면 담임 선생님께서 예쁘다고 칭찬을 해주셨다. 생일잔치도 근사하게 해 주시고 나름 풍족하게 성장했다. 시골을 떠나 번화가로 진학하면서 조금씩 학교 생활이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도시 아이들은 내가 초등학생 시절 만난 친구들과 달랐다.
아동문학 중에 <소공녀 세라>가 있다. 부잣집 딸아이로 공주처럼 자랐지만 부모가 모두 죽고 고아가 된 뒤로 온갖 사람들에게 구박받으며 크는 이야기다. 사람들은 왜 누군가의 부유함이나 사회적 지위 정도로 무시하고 차별하는 걸까? 아니 정도를 넘어서 괴롭힘의 도가 지나치기까지 하다.
결국 다들 아닌 척하면서, 세상 좋은 사람인 척 하지만 실상은 사람을 구별하고 있는 것이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잘난 자와 못난 자를 편 가르기 하는 것이다. 그런 사람이 거의 없다면 세상에서 무시받거나 소외당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고 그로 인한 울분이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일도 없을 것이다.
산다는 건 버티는 일이지만, 대부분은 이 험난한 세상에 적응하며 자신만은 생존하고자 이기적으로 노력하지만, 결국 정말 아름다운 일은 나로 인해 누군가가 미소 짓고 행복한 거 아닐까? 내가 존재함으로 인해 누군가가 절망하고 상처 입는 다면 그것만큼 불행한 인생도 없을 것이다.
미국의 시인, 랄프 왈도 에머슨은 진짜 성공한 인생은 나로 인해 한 사람이라도 더 행복해지는 것이라고 하였다. 나는 내가 만나는 아이들부터라도, 그리고 또 내가 만나는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 더 사려 깊고 배려하고 의리를 지키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아낀다면 행복한 세상은 어렵지 않은 것 같다. 모든 사람이 활짝 웃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