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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니 May 31. 2023

비즈니스 (리처드 브랜슨/이본 쉬나드)

괴짜에 단순함을 더하다

우리는 리처드 브랜슨처럼 살 수 없고 살 필요도 없다 왜냐면 그처럼 일을 하면서 위험천만한 모험을 즐기는 사람은 변종에 가깝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누구나 또 다른 변종이 되어야만 한다 그처럼 열기구로 대서양을 횡단하거나 우주까지 갈 필요는 없지만 그의 할머니처럼 99세까지도 크루즈 세계일주에 도전하고 한 번뿐인 인생을 즐기는 태도는 본받을만하다고 생각한다


브랜슨을 통해 어린 시절이 생각났는데 나는 꽤나 모험을 즐기고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였다 사고뭉치였고 특이한 짓을 많이 하고 다녔다 지금 생각하면 참 남달랐다는 생각을 한다 어쩌면 사실 우리 모두 평범하지 않고 비범하지만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닐까? 누구는 재미를 찾으며 특별하게 일하는데 누구는 먹고살기 위해 평범하게 일한다 우리가 사회에 적응하면서 점점 타고난 고유성과 천재성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다시 동년으로 돌아가 자신과 삶에 대한 힌트를 찾아야 되는 것은 아닐까?


브랜슨은 늘 평범함을 거부했다 늘 새로운 것을 추구했다 그는 난관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아무렇지 않게 해결하는 것에만 집중했다 그는 엄청난 자신감을 발휘하는데, 성공을 미리 본 것처럼 확신이 차있는 사람 같았다 뇌구조가 궁금할 정도다 그에게 도전과 실패는 해외여행 가는 것처럼 설레거나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리처드 브랜슨과 다르듯 닮은 또 한 명의글로벌 기업가 있는데 그는 바로 이본 쉬나드이다 이본 쉬나드의 파타고니아는 취미가 사업이 된 대표적인 사례다 그저 등산을 즐겁고 안전하게 하기 위해 만든 것들이 마니아들에게 잘 팔렸다 등산할 때 더 튼튼하고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회사가 글로벌 하게 확장한 계기가 되었다


200개 넘는 사업을 하는 브랜슨에게 신사업의 기준은 수익이나 매출이 아니라 비전과 상식 그리고 재미였다 물론 손실 보는 사업은 하지 않지만 늘 돈은 우선순위에서 배제된다 둘은 모두 자연과 위험한 모험을 즐겼고 둘은 모두 재미가 사업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라고 생각했다


이본 쉬나드는 《기업가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비행 청소년을 연구하라 일과놀이와 가족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쉬나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돌아오는 역할을 맡는 사람이었고 회사에는 그 밖의 세상 분위기를 파악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왠지 브랜슨이 하는 비행과 똑 닮아 있다 브랜슨은 200개 넘는 사업을 하면서도 회사밖에서 모험을 자주 즐겼을 뿐만 아니라 그 기간은 몇 달 동안이나 지속되곤 했다 둘은 모두 일과 모험을 다 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일과 모험을 더 재밌게 할 수 있었고 아이디어 뱅크가 될 수 있었다 일과 취미를 모호하게 만든 것이 우리가 일하는 이상적인 모습이지 않을까?


쉬나드는 처음에 경영에 대해서는 완전 문외한이었고 몽상가였다 하지만 다른 사람처럼 그의 아내는 말도 안 되는 그의 수많은 생각이나 이상들을 반대하지 않았다 그의 아내는 오히려 다른 사람을 우선 설득을 하려고 했다 사실 그의 아내의 경영보조가 없었더라면 지금의 파타고니아는 없었다


브랜슨의 대단한 성과들은 그의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브랜슨이 어릴 적 난독증을 극복하고 어린 나이에 사업을 시작한 것도 어머니의 도전정신과 가르침 때문이다 어머니는 도전과 포기를 모르는, 틀에 얽매이지 않는 남다른 그릇을 가진 분이었는데 그의 할머니도 비슷한 성향인걸 보면 집안 내력인 것 같기도 하다 둘은 모두 가장 가까운 가족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성과도 없었지만 기족 외에도 수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았다 세상에는 진짜 대단한 사람은 없고 단지 대단한 사람들만 있을지도 모르겠다


파타고니아는 환경보호를 위해 존재하는 기업이고 모든 것이 환경보호가 그 기반이 되는 기업이다 이본 쉬나드는 돈 많이 버는 회사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한 푼이라도 제대로 벌고 싶은 최고지만 왜소한 회사가 되려고 했다 그러나 그 유니크함과 정직함 때문에 팬덤이 생기고 그 팬덤으로 의도치 않게 회사가 글로벌하게 살졌다


파란만장하고 재밌는 리처드 브랜슨의 인생과 성공 스토리를 보면 괴짜 CEO라는 명성에 걸맞게 그의 특이함과 비범함을 실감한다 유명하고 도전과 혁신의 대명사인 동시에 세계 갑부지만 의외로 그는 단순하게 재미와 도전을 추구하며 살았을 뿐인데 돈이 따라왔다고 한다


파타고니아는 100년을 앞선 미래를 상상하고 한 기업을 넘어 지구를 보고 있다 최고의 기업의 공통점은 CEO의 수명을 다한 뒤의 세상까지 예측하고 비전을 세우는 것 같다 차이점이라고 하면 일론 머스크, 제프 베조스, 리처드 브랜슨 같은 기업가들은 지구가 아닌 우주를 상상하지만 이본 쉬나드는 오직 아름다운 지구를 꿈꾼다 지구를 되살리려는 시도를 하면 할수록 절망적인 지표들이 많을 텐데 그 굳은 신념은 지구에 사는 한 인간으로서 감사함과 존경심이 저절로 들게끔 한다


브랜슨을 보면 자유로운 해적왕을 꿈꾸는 만화 주인공 루피 같다 자유롭고 단순하고 즐겁게 사는 모습들이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을 돕게 만드는 것 같다 이것은 실로 기적을 만들 수 있는 엄청난 힘인 듯하다


쉬나드는 어떤 것이든 완벽은 더 이상 더할 것이 없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무엇 하나 걸치지 않은 적나라한 상태에 이를 때에 달성된다 라는 철학을 강조한바 있다 단순함은 파타고니아의 핵심철학이다


글로벌 기업의 오너의 경영역설은 글로벌 한 기업을 만드려고 하지 않았고 그저 자신의 재미와 욕망에 충실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충실함은 작은 회사에서 글로벌기업이 되기까지 일관성이 있었다 복잡한 인생에서 진짜 인생이 머무는 순간은 이런 단순함에서 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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