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니 Jun 07. 2023

철학 (장자)

태연자약

장자는 BC 369년에 태어나 BC 289년에 사망했는데 동시대 인물로 맹자와 아리스토텔레스가 있다 장자는 생전에 높은 명성이나 벼슬을 갖지 못하고 홀로 유유자적하는 삶을 찬양하면서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는 철학을 펼쳤다



장자는 자기애가 있어야 이타심을 발휘할 수 있다고 믿었다 애기주의다 고대그리스는 아름답다를 칼로스 (정신과 육체의 균형)이라고 했고 한국어는 각자 나름대로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장자의 풍연심에서 인간은 내가 가진 것이 가장 아름답다는 걸 모른 채 그저 자신에겐 없는 것을 가지고 있는 타인을 부러워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야 말로 행복의 지름길이다 비록 세상을 바꿀 수는 없을지 몰라도, 지금 이 순간 행복할 수 있는 나 자신이 있다 기쁨의 싹은 우리가 지금 이 순간에 경험하는 모든 곳에 존재한다 미래의 걱정으로 지금 이 순간을 희생시키지 말라는 것이 장자의 가르침이다



장자가 볼 때 어떤 형태를 지니든 이미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 것이었다 자연의 눈으로 보면 모든 인간은 나름대로 자기 존재 의의를 지닌다 자연은 조화롭다 조화로움이라는 큰 틀 안에서 본다면 모든 것이 아름답고 의미 있다


"오직 다투지 않으므로, 천하에 그와 다툴 자가 없다" -노자



장자에 의하면 문명화는 인간이 지닌 천연의 자연성을 억압한다 문명은 일종의 고정관념이다 그래서 변화하는 자연을 따라가지 못하고 뒤쳐진다



세계는 크게 인문 세계와 자연세계로 나눌 수가 있다 인문세계는 가상이다 예술작품이 현실이 아니라 하나의 기상이듯이 인문 세계도 창의적으로 꾸며진 거짓이다 장자의 아포리즘에서 핵심 키워드는 도추이다 문을 열면 바깥세상이 펼쳐지고 문을 닫으면 안의 세상이 펼쳐지듯이 이 입장과 저 입장을 필요에 따라 자유자재로 불러다 쓰는 씩씩한 자세가 필요하다



장자가 말한 물화란 하나의 사물이 다른 사물로 세상은 변화화는 것이다 삶에서 죽음도 물화다 우주에 없어지는 것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단지 형태만 변할 뿐이다 공룡이 살던 시대 히말라야가 있던 지역은 바다였다 그러나 그 바다의 생물의 사체가 쌓이고 굳어져 산이 되었다 산도 따지고 보면 원래 살아 있는 유기체였다



장자는 천균(자연의 균형이라는 만물제동의 원리)이라고 했다 이는 윤회의 인과론과 달리 장자의 순환론은 인과 관계없이 생멸한다는 것이다 만물제동이란 만물은 도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모두 동등한 가치를 지닌다는 의미다 모든 존재는 다 중요하며 또 도를 매개로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니체의 초인사상은 향후 포스트휴머니즘 사상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장자에게는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실천되는 것일 뿐 어떤 도덕적 가치를 일부러 실천하는 것은 아니다 옳고 그름 크고 작음은 일시적인 규정일 뿐 언제든지 바뀔 수 있음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위기와 기회는 동전의 양면이다 현실의 삶은 모순 투성이다 니체는 필요에 때라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라는 메시지가 들어있다 현실에서 선과 악 그리고 좋음과 나쁨은 일시적인 선별의 소산일 뿐이며 이 선별은 항상 새롭게 갱신되기 마련이다 악함은 중독을 뜻한다 선함에 지나치게 빠지는 것 또한 악함이 될 수 있다 옳고 그름이 아니라 둘 모두를 추구했다



장자에게 중도는 텅 빈 상태에서 이쪽과 저쪽의 지평으로 마음대로 도약할 수 있는 중간지대이고 열린 공간이며 이쪽과 저쪽의 특성이 다 들어 있는 공간이다 (아르키메데스의 점)​



"자연에 따르는 것을 잘하고 인위적인 일도 잘하는 것은 오직 전인뿐이다"


경상초



인간은 본디 고독한 존재로 죽음도 철저히 혼자만의 것이다 하지만 자신과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다면 죽음 앞에서도 외롭지 않을 수 있다​



누구나 절대가치를 찾고자 한다 그래야 죽음과 공포에서 벗어나고 마음이 힐링되며 의사결정도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절대적 가치는 필연적으로 다른 가치를 배척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가치는 전체적인 조화와 연결된 관계에서 다양한 가치와 관점들을 인정해야 한다 어쩌면 이런저런 논리와 이런저런 철학은 변화하는 세상에 대한 피로함을 호소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현시대는 점점 효율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효율적인 것보다는 조화로워야 한다



우리의 몸은 이 세상만큼이나 다양하고 복잡하고 모순적이다 하지만 조화롭기에 우리는 이렇게 살아있다 자연 또한 그렇다 자연은 조화로움 그 자체다



현대에 사는 우리는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것을 선호하는 반면 위인들은 인격을 높이고 도를 실천하는 것을 선호했다 현대에 와서 많은 발전과 변화가 일어났지만 변하지 않은 것이 인간의 속성이다 고대인은 현대인보다 인간의 속성을 더 잘 이해했던 것 같다


현대에는 우리의 눈과 귀와 마음을 유혹하는 것들이 너무 많이 존재한 나머지 그것을 쫓느라 정작 우리 자신이 진정 무엇을 위해 사는지 삶의 정체성을 잃어버렸다 반면 고대에는 현대처럼 유혹이 많지 않았고 학문은 세상에 적응하기 위함이 아니라 더 나은 자신을 완성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더 나은 자신을 남에게 증명하기 위함이 아니라 나 자신 내면의 편안함과 세상과의 조화로움을 위해서였다



자신에게 집중하지 않으면 우리는 진정 원하는 것이 뭔지 알 수 없는 결핍된 상태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우리는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목마름에 시달리게 된다


장자는 이 세상에 자신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말한다 우리가 원하는 세상의 모든 것들은 자신이 자신을 좋아하는 것보다 중요할 수 없다 자신을 좋아하면 이미 세상은 선물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이 세상 위에 있다 내면의 자신을 성장시키고 고양시켜야 한다 내면의 자신을 사랑하고 믿어야 한다



장자는 하늘아랫사람들의 삶이란 끝없이 변화하고 순환하기에 균형과 관계의 관점에서 세상의 흐름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삶에서 우리가 가장 현명하게 할 수 있는 일은 현재에 집중하고 올바른 태도를 취하는 것이다



장자는 자연의 관점에서 보면 모두가 의미 있고 양면성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각자 맞는 삶이 있는데  그런 삶을 살지 않다 보니까 세상에 더 많은 갈등들이 생기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삶의 방식이나 가치관은 훨씬 다양할 필요가 있고 그런 다양함을 인정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더 창의적이고 조화로운 사회가 만들어진다



우리가 매일 배우고 삶을 경험하는 것은 진정한 자신의 마음 보존하고 생명의 경외심을 품고 무한한 잠재력을 끌어내고 태연자약한 태도를 지닐 수 있는 상태에 이르도록 수신과 수양을 하는 것이 삶의 본모습이다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을 고수하며 자신과 조화를 이루면 삶에 대한 올바른 태도를 가질 수가 있다 태연자약의 태도와 무위의 경지에 이르고 중도와 중용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자신의 삶을 스스로의 의지로 통제할 수 있게 된 사람이 이성적인 인간형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철학 (공자 2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