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틈과 경계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틈과경계 Oct 09. 2024

악몽

냉장고를 열면

빼곡하게 펼쳐진

정체불명의 그들

랩으로 꽁꽁 묶인

오이파프리카꺼낸다

진물이 나도록 아픈

그 상처 난 몸뚱이를

한가득 펼쳐내어

음식물 쓰레기통을 연다

스멀스멀  부패의 향기

한 때 미각을 기쁘게 했던 그들

시신처럼  차곡차곡 쌓여

소각대기 상태

남루해진 기억이

문드러진 오이처럼

버려지고 있다

뜨거운 수돗물을 타고

눈물이 흐른다

거품으로 닦아보

아픈 기억

유보된 삶이 남아 있다니

분명 꿈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선비와 목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