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틈과 경계

악몽

by 틈과경계

냉장고를 열면

빼곡하게 펼쳐진

정체불명의 그들

랩으로 꽁꽁 묶인

오이며 파프리카를 꺼낸다

진물이 나도록 아픈

그 상처 난 몸뚱이를

한가득 펼쳐내어

음식물 쓰레기통을 연다

스멀스멀 부패의 향기

한 때 미각을 기쁘게 했던 그들

시신처럼 차곡차곡 쌓여

소각대기 상태

남루해진 기억이

문드러진 오이처럼

버려지고 있다

뜨거운 수돗물을 타고

눈물이 흐른다

거품으로 닦아보는

아픈 기억

유보된 삶이 남아 있다니

분명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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