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이 살았다는 정겨운 오두막은 슬프다
네 식구 발 뻗고 잠들기 어려웠을 좁은 공간
하하 호호 깔깔거렸던 웃음소리가
그림에 담겨있다
담배 껍데기 은박에 그려진
천진한 몸들은 행복했을까?
빼곡히 써나간 글 속에는
그리움과 간절함이 가득하다
살아내기 힘겨웠을 격동의 시간
그림 속 그의 가족은 웃고 있는데
그 밝고 맑은 웃음은 슬프다
이중섭은 아프고 헐벗은 채로 살다 갔다
그를 추모하는 사람들은
그를 팔고 있는 사람들은
그를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직접 살아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진실을
알고 있다고 단정 짓는 말들이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