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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틈과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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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틈과경계 May 29. 2024

진실을 해부하다

영화 <추락의 해부>를 보고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내밀한 부부의 일상이 있다.

평범하지만 결코 단순하지 않은 일상은

이러하다고 저러하다라고

쉬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과 맥락을 동반한다.


영화의 첫 장면은 주제를 암시한다.

남편의 죽음에 관한 원인 규명을 위해

많은 말들이 치열하게 오간다.

마지막까지 남편 사뮈엘이

어떻게 죽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 과정에서 내밀한 부부의 관계는

낱낱이 해부된다.

살아있는 생물을 해부하고

다시 그것을 원래 대료 되돌려놓는 것은 불가능하다.


막다른 골목에 이르자 왜라는 질문으로

아들 다니엘은 그 답을 찾아 나선다.

시각 장애를 가지고 있는 다니엘

그의 마지막 진술은 살아있던 아버지 말로

육화 되어 법정에 울려 퍼진다.


남편 사뮈엘과 등치 된 자리에

반려견 스눕이 자리한다.

집으로 돌아온 아내 산드라가 스눕과 함께

침대에 눕는 마지막 장면은

돌이킬 수 없는 해부된 자리를 말해준다.


죽음의 원인을 알고자 치열하게 오고 간

법정 공방 과정에서

내밀한 그들의 일상이 낱낱이 파헤쳐졌다.

추락의 원인, 알 수 없는 죽음의 이유보다

더 깊은 상처가 남는다.


의문은 여전하다.

오고 간 말들의 틈으로 짐작되는

삶의 진실은 오랜 슬픔으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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