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창의 항해는 사진예술의 탐색과 고민 그리고 역동적인 변화와 만날 수 있는 전시였다. 작가의 호기심과 문제의식은 여러 실험적 시도를 거쳐 흑백으로 대비되는 달항아리를 구현해내는 경지에 이른다. 그림자를 최소화해낸 작품 속 대상은 비현실적이고 신비롭다. 정적이 흐르는 여백 속에서 포착된 일렁임을 섬세하게 구현해낸 작품 앞에서 순간 멈추게 된다. 잠시 멈춤이란 바로 이런 것일까? 그가 포착한 사물들은 그저 사물이 아니다. 생명력을 머금고 영험한 존재로 재탄성되고 있었다. 사진이 예술이 된다는 것을 탐색과 모험, 숨깊은 자기 성찰과 비워냄을 통해 구현해낸 그의 여정을 오롯하게 볼 수 있는 전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