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때는 말이야' 이 말은 살아가면서 부모님, 선생님, 선배들한테 한 번씩은 들어보았을 법 한 흔한 말이다.
이 말이 현재에는 재미있게 변형이 되어서 꼰대를 지칭할 때 '라떼는 말이야'로 종종 쓰이기도 한다.
꼰대는 원래 청소년들이 권위를 행사하는 나이 많은 선생님이나 어르신을 비하할 때 썼던 은어다. 이 은어의 역사는 주름이 있는 '번데기'에서 나왔다는 설도 있고,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담배인 '곰방대'에서 나왔다는 설도 있다.
하지만 꼰대와 나이는 별개다. 진짜 꼰대는 나이가 많은 사람이 아니라 생각이 낡은 사람이다.
나는 사람들을 접하면서 공감하지 못했던 경험을 토대로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아래 사항들을 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번째, 호구조사에 관한 이야기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주위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하면 어떤 사람은 ‘취직은 언제 할 거냐?’, ‘돈은 얼마나 벌 거냐?’, ‘결혼은 언제 할 거냐?’ 등의 질문을 하곤 한다. 하지만 이러한 민감한 호구조사에 관련된 질문을 계속하면 상대방에게 도리어 거북함을 줄 수 있다.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이 오히려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는 사람이라면 열등감으로 가득 차고, 허장성세 부리는 사람으로 낙인찍힐 수 있다.
두번째, 현재에 맞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다.
현재 어떤 상황이고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지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격려와 응원해 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옛날 학창 시절 때의 이야기만 주구장창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물론 한 번쯤은 이런 이야기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다가올 미래를 위해 메타인지를 하기도 모자란 판국에 과거로만 향하는 이야기만 계속하면 공감이 될까? 공감은 커녕 결국 이런 사람들은 현실에 직시하지 못하고, 구시대적 사람으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세번째, 상대방에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다.
만일 상대방이 태권도를 하는 사람인데 내가 맛집에 관련된 이야기만 계속하고, 자기 자랑만 주구장창한다면 상대방의 반응은 어떨까? 결국 오래가지 못하고, 귀를 닫을 것이다. 내가 아무리 맛집을 좋아해도 이 상대방이 공감하기 위해서는 태권도에 관련된 이야기를 해야 한다. 요즘 태권도의 추세, 앞으로 태권도가 어떻게 하면 발전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조언을 해준다면 상대방은 더욱더 공감할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질문을 해보거나 이야기를 듣고 관심사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네번째, 생각을 유연하게 해야 한다.
나의 학창 시절에는 성적이 미달되거나 사소한 실수로도 가차 없이 몽둥이로 다스리는 교사 분들도 있었다. 이런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기피대상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떴다 하면 학생들이 바로 눈치를 챌 정도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보니 옛날 이전 시대에는 교사들도 훨씬 더 폭력적이었고, 스포츠, 군대 등 공공기관도 몽둥이가 곧 권력이었다고 한다. 그러니 이때 당시의 교사들은 이 시대를 살아오면서 몽둥이로 다스리는 스타일로 배워왔을 것이라는 짐작이 들게 되었다. 하지만 현재에는 몽둥이로 체벌하다가 큰일이라도 나면 바로 뉴스에 나오고, 인터넷으로 퍼지는 시대가 되었고, 이러한 체벌들은 전에 비해서는 조금씩 누그러지고 있다.
축구인 김남일은 빠따의 언급을 했지만 시대가 변한 것을 이야기하면서 선수들을 소통으로 다스리는 것을 보면서 시대에 따라 생각의 유연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끼게 해주고 있다.
다섯번째, 자신이 알아야 할 상식이 생기면 습득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금은 정보화 시대인데 아직도 최신 기기를 사용하는 방법이나 현재의 상식적인 용어조차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 보니 아직도 구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시대가 급변하기 때문에 휴대폰, 컴퓨터, 교통카드 등등 사용하는 것들도 점점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은 살아가면서 터득해야 하는 것들이기 때문에 이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트렌드를 보면서 습득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여섯번째, 종교와 정치에 관련된 이야기는 피해야 한다.
종교와 정치는 민감한 사항이자 양날의 검이다. 설령 비슷한 성향이라 할지라도 종교와 정치에 관련된 이야기는 함부로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 것이 좋다.
고 국민 MC 송해 선생님한테 꼰대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젊은 사람들한테도 영원한 젊은 오빠로 통하고 있다.
음악 TV 프로그램인 전국노래자랑 진행을 34년간 하고, 95세에 세상을 떠난 국민 MC 송해 선생님은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 기네스북 최고령에 오르기도 했다. 그가 이렇게 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은 녹화에 무단으로 빠진 적이 없을 정도로 철저한 자기 관리와 대중들과의 소통도 원동력이 되었다.
나도 어릴 적에 일요일마다 하는 ‘전국노래자랑’을 보았는데 이 프로그램은 각 지역의 도전자들이 노래도 부르고, 송해 선생님과 함께 서민적인 모습도 보여주었다. 특히 이 오프닝송은 매번 들어서 이 오프닝송을 듣기만 해도 송해 선생님이 떠오를 정도로 이미 익숙해진지가 오래되었다. 이 프로가 이렇게 최장수 프로그램이 되고, 송해 선생님이 나이가 많이 드셨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오랫동안 진행한 것이 나중에 내가 성인이 되어서 보니 재평가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송해 선생님을 보면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고, 어떻게 마음먹고, 생각하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삶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