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후대로부터 ‘조선의 에디슨’이라 불리는 장영실 대감을 이 자리에 모시고 인터뷰를 진행하겠습니다. 교과서에도 등장하시고 여러 매체에도 꾸준히 언급되는 분이지만, 이해를 돕고자 장영실 대감을 잠깐 소개해 드리도록 하지요. 조선 세종 대의 과학자인 장영실(1390년경~?)은 세계 최초로 강우량을 측정하는 측우기와 자동으로 시간을 알려주는 물시계인 자격루, 그리고 해시계 5종 세트를 우리나라 최초로 만든 인물입니다. 당대 사람들은 그를 ‘조선 과학을 위해 태어난 인물’로 칭송하였다지요.
신분의 귀천이 존재하던 조선에서 말단 최하층 노비 신분으로 태어나 명석한 두뇌와 뛰어난 손재주로 태종과 그의 아들 세종의 총애를 한 몸에 받으며 노비로서는 감히 상상조차 못할 반전인생을 사셨는데요. 지금부터 장영실 대감께 그 파란만장한 반전인생에 얽힌 이 야기를 청해보도록 하지요.
인터뷰어 그럼 어떠한 계기로 노비였던 대감이 태종의 눈에 들어 궁에 들어가서 그의 아들 세종 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업적을 남기셨는지요?
장 영 실 그 전에 한가지 알아둘 게 있네. ‘민심이 천심’이란 말을 아는가? 옛날 왕들은 절대 권력이 하늘에서 온다고 생각했네. 그들은 일식이나 월식, 가뭄, 벼락, 폭우 같은 자연현상을 몹시 두려워했네. 특히 태종 이방원. 요즘 드라마에도 나온다더만. 하긴 요즘 말로 하면 참 인생 자체가 드라마틱한 인물이긴 하지. 그는 친인척을 모두 죽이고 왕위에 오른 인물이 어서 그 두려움이란 게 말도 못할 만큼 컸네. 하늘의 변고를 자신이 지은 죄 때문이라고 생각했지. 그로서는 그 두려움을 떨쳐버리기 위해서라도 하늘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성을 깨달은 걸세. 꽤 명석한 데가 있었던 태종은 절대왕권을 구현하기 위해 민생을 안정시키고 자 샤머니즘보다는 과학에 기반을 둔 정치가 필요했지. 그래서 나를 명나라 유학까지 보내 첨단천문지식을 배워오라 명했고, 현왕이었던 그의 아들 세종 또한 인본에 뿌리를 둔 왕도정치를 실현하고자 천문 에 해박했던 내가 필요했지. 그는 조선에 맞는 역법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거든. (중략)
홍지화의 <「한국의 역사인물가상인터뷰집」 / nobook/ 2021.> 중 장영실편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