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길, 흙길, 살 길
새 길 낸다고
거리 다 뒤집어서
흙바닥에 앉았다.
굴삭기 흙 나르는 옆으로
서리태 한 대야,
메주콩 또 한 대야,
깻잎, 상추 한 바구니
맡아 놓은 듯 둔다.
새 길은 잘 모르겄다.
흙 위라도 여기라야 팔지.
느이 길 낸다고 내 살 길 막아서야 쓰냐.
아이고, 나는 잘 모르겄다.
사네, 죽네 하는 소리
저야말로 죽겄슴니다.
다음 주까지 끝내야 한다니까요.
할머니 사정이야 딱하지만
제 사정도 있지 않습니까.
죽네, 사네 하는 소리
어이, 젊은 양반
우리 말 좀 들어보게.
누구 말이 더 맞겠나.
뒷걸음질,
뒷걸음질
아니, 이러시면
저야말로 죽겠습니다.
- 길
#18.11.13
#가능하면 1일 1시
#새 길, 흙길, 살 길
작가의 말
: 누가 갈 길인가.
나인가, 너인가, 우리인가.
누구 살자는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