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는 회복하기 늦었다고 생각하는 부모님들에게
어릴때부터 줄곧 반장을 해오던 저는 엄마에게 반장선거철이되면 이런말을 들었습니다.
‘반장하겠다고 하지마라.’
아빠만큼 바쁘게 일하시는 엄마에게 반장엄마는 학교에 불려나가야하는 귀찮은 일이었기 때문이죠.
시간이 흘러 고등학교 3학년. 모두가 입시로 각자 바빴지만 명목상의 대표를 뽑기위해 선거는 계속되었습니다.
투표라기보다는 추천으로 등떠밀려 반 아이들의 시종이 된 저는, 으쓱함을 섞은 투덜거리는 목소리로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엄마, 나 또 반장됐어."
호탕하게 웃으며 ‘또?’라고 말할 엄마를 기대했지만 돌아오는 건 엄마의 진심어린 짜증이었습니다.
"엄마가 반장하지말랬지! 엄마 바쁜거 알아 몰라! 왜 또 하겠다고 했어!"
순간 예상치 못한 반응에 웃음이 나왔습니다. 곧 전화를 끊었는데 서운함과 서러움이 폭포수처럼 밀려왔고 얼굴이 달아올랐습니다.
‘내가 하겠다고해서 된거 아니야. 그리고 고3 엄마는 학교에서 할 거 없을거래요. 그러니까 걱정마세요.’
보낸 문자에 바로 엄마에게 전화가 왔지만 저는 받지 않았습니다.
그 날 저녁, 집에 돌아왔는데 엄마가 기다렸다는 듯이 절 반겼습니다.
‘우리 큰 딸, 엄마가 반장된거 축하해주려고 케이크 사왔어.’
평소 워낙에 무뚝뚝한 엄마라 케이크를 꺼내오던 모습이 어찌 그리 어색해보였는지..
그 날 우리는 초를 꽂고 생일축하가 아닌 반장축하 송을 불렀습니다.
이 날의 기억은 자칫하면 나에게 큰 상처만을 줄 수도 있었지만,
때론 실수하고, 미안해하고, 나와의 관계를 위해 노력하는 엄마라는 걸 알게 해 준 기억입니다.
어떤 부모라도 실수를 저지른다.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후회할 말과 행동을 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미안하다'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후회될 때, 자녀와의 관계를 회복시킬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존 가트맨의 '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