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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놀 이종원 Sep 16. 2016

3천 명이 들어가는 호프집

독일 뮌헨  호프브로이

                                                                                    



설마 했는데 3천 명이 한꺼번에 술을 마실 수 있는 호프집이 존재했다. 뮌헨의 호프브로이하우스. 거대한 건물 한 채를 다 쓰고 있음에도 좌석이 꽉 차고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하루에 팔리는 맥주의 양만 1만 리터. 하루 이곳을 찾는 고객만 3만 명이다. 이들이 배설하는 오줌도  대단해  빼곡하게 들어선 소변기도 숨은 볼거리다.    


워낙 비좁다 보니 빈자리가 나면 끼어 앉아야 한다. 팔꿈치를 부딪치니  자연스럽게 친구가 된다.  맥주잔을  부딪치고 함께 건배를 외치며 흥이 돋으면  합창까지 한다. 이곳이야말로 365일  축제장이다. 중앙에는 이곳에 명물인  H-B 악단이 흥을 돋운다. 


임진왜란 훨씬 전인 1589년 양조장이 세워졌으니 수많은 유명인사가 이곳을 찾았다.  모차르트가 연주했고 바이에른 공화국 마지막 왕인 루드 비트 2세는 이곳이 단골, 레닌이 이 집의 맥주 맛을 극찬했다. 고르바초프도 독일에 오면 이곳에 꼭 들린다고 한다.  히틀러야 말로 이 곳을 정치적으로 잘 활용했다. 폭동을 모의하고, 군중들을 모아 연설을 했고 2천 명의 독일인을 모아놓고 나치 창당을 선언한 곳이 맥주집이라니.  음악과 철학 심지어는 독재자의 광기까지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구역마다 담당자가 있어 돌아다니며 주문을 받는다. 워낙 인파가 많다 보니 서비스는 기대하지 마라.  맥주 한잔 나오는데 30분이 걸리는 적도 있었다. 라거와 흑맥주가 입에 딱 달라붙는다. 바이에른 왕실의 황실용 양조장이었으니 그 맛은 오죽하랴.  엠블럼에 왕관이 그려져 있는 이유다. 안주는 뮌헨의 별미인 하얀 소시지. 특이하게도 이곳 사람들은 껍질을 벗겨 먹는다. 


전통 복장을 입은 청년이 프리첼 바구니 들고 판다. 얼굴만 한  프리첼은 짭짤해 맥주 안주로 제격이다. 


왕가 맥주 말고  수도원 맥주도 유명한데 수도사들이 사순절을 비롯해 단식을 많이 한다고 한다. 고체류는 금했고 음료만  허용했다고 한다. 맥주가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도록 곡물류 함량을 높였다고 한다. 독일 맥주가 든든하고 맛있는 이유다. 단식 편법이 세계적 명품을 낳았다고 할까. 


맥주 소비가 폭등하다보니 보리 판매업자가 보리 가격을 올리게 된다. 그리하여 독일에는 밀을 발효한 밀맥주도 유명해졌다. 바이스 맥주가 바로 밀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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