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 사진 좀 찍어줘
언젠가 사진 앨범에 저장된 수천 장의 사진들 중 내 사진이 거의 없다는 걸 깨닫고는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열심히 찍혀보자 노력해본 적이 있음. 그 시절의 나를 가장 잘 기억해주는 게 사진이라 생각했고 쓸모가 많을 거라 생각했음. 찍히는 것도 어색하고 포즈도 엉망이고 찍어달라는 말도 괜히 머쓱해서 잘 부탁하지도 않다가 결국 또 흐지부지. 그런데 아주 가끔씩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를 찍어주는 친구들이 있음. 심지어 또 잘 찍음. 이런 사진들을 보면 자연스러운 내 모습이 그대로 사진 속에 들어가 있어서 참 마음에 듦. 피드를 내려보면 알겠지만 내 사진이 많지 않음. 최근에야 억지로라도 내 사진을 짜내고 짜내고 때론 올렸던 거 또 올리기도 하고 있는데 그것마저도 신통치 않음. 이따금 잠이 오지 않는 밤에 옛 사진들을 뒤척이면서 추억이나 생각에 빠졌다가 잠들고 싶을 때도 있는데, 앨범에 가득한 카페 사진들만 잔뜩 보고는 덮어 버림. 무튼 그러다가 앨범 깊숙한 곳에서 발견된 한 3년 전쯤의 사진을 보고는 괜히 반가워서 결국 한 장 올려버리게 된 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