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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ki Lee Jun 16. 2022

자동으로 물 주는 옥상정원

스마트한 옥상 관수 시스템 및 CCTV 설치


“옥상 정원이 너무 예뻐요.”

근데... 이렇게 많은 화분을 관리하려면 힘들겠어요.”    

  

테라스를 본 사람들은 잘 가꾸어진 정원에 감탄하면서도 생각보다 많은 화분에 걱정하는 마음이 크다. 정확하게 세어보지 않았지만, 옥상 뒤편의 블루베리 화분이나 이제 크고 있는 어린 화초류를 포함하면 150개는 훌쩍 넘는 것 같다. 때맞춰 영양제 주고, 병충해 관리하고, 전지 하고, 물을 주어야 한다. 그중에도 가장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는 것은 물 주기다.  


옥상 화분의 물 관리는 힘들다. 화분이나 플랜트 박스라는 제한된 공간에서는 물 빨리 소모된다. 하지만 땅으로부터 물을 끌어올릴 수 없다. 옥상의 콘크리트 열기까지 더해져 매일 물을 주지 않으면 식물이 제대로 살 수 없다. 매일 한 시간 이상은 물을 다. 한여름이 되면 하루에 두 번 물을 주어야 다.

화분마다 관수 노즐 또는 스틱을 하나씩 설치했다

     

공들여 가꾼 식물이 말라죽은 모습을 보는 마음은 힘다. 1박 2일로 어디 다녀올 엄두가 나지 않는다. 반려동물이나 매 한 가지다. 때로는 정원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정원에 매인 노예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처음 정원을 시작할 때는 식물이 많지 않았지만, 화분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물 주기 담당인 아내의 불만이 커졌다.   

  

이듬해에 타이머를 이용하는 '자동관수장치’를 설치했다. 화분마다 관수 노즐이나 스틱을 꽂아 놓고, 타이머가 달린 호스에 연결하여 정해진 시간에 자동을 물을 주는 시스템이었다.      


채 한 달이 되지 않아 타이머가 고장 났다. 두 해 동안 제품을 바꿔가며 5개 정도의 워터 타이머를 버린 것 같다. 싼 게 비지떡이지만 시중의 제품이 대부분 중국산이라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다. 게다가 화분 상태와 날씨를 보고 물 주는 시간을 조절해야 하는데 타이머는 손으로 직접 조정해야 해서 불편했다.    


물을 공급하는 수도 호스에 솔레노이드 밸브를 설치했다


직접 관수 시스템을 구성하기로 했다. 워터 타이머 대신 솔레노이드 밸브를 수도 호스에 설치했다. 솔레노이드 밸브를 스마트 플러그에서 전기를 공급하도록 하고 우리 집 WIFI 망에 연결했다.

     

두 세트로 구성했다. 한 세트는 물을 좋아하는 장미, 수국 등에 연결했고, 다른 하나는 물을 덜 좋아하는 식물에 연결했다. 스마트 폰 앱으로 관수 시스템 상태를 확인하고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여행 가서도 물 주는 시간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어 편리했다.  

          

모든 화분에 관수 노즐을 설치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큰 화분에만 관수 노즐을 설치작은 화분은 상태를 보아가며 직접 물을 준다. 집을 비울 때 작은 화분들은 커다란 트레이에 몰아넣고 저면 수한다. 

스마트폰 앱으로 물 주는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이렇게 하니 2박 3일 정도는 큰 어려움 없이 집을 비울 수 있게 되었다. 물주는 데 한 시간 넘게 걸렸는데, 스마트 관수 시스템을 설치한 후로 이십 분만 투자하면 된다. 물을 주면서 식물의 상태를 확인하고 병충해 관리를 한다.   

       

WIFI 망에 CCTV도  연결했다. 집 밖에서도 스마트 폰으로 식물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물이 부족한 것 같으면 바로 스마트 폰으로 물을 다.  혹시 모를 옥상의 침입자도 CCTV로 확인할 수 있다. 옥상의 방범을 강화할 수 있는 것은 덤이다.  


아름다운 정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정성 들야 한다. 정원을 가꾸면서 식물과 대화하기도 하고 위안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매인 시간이 과하게 늘어나면 즐기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짐이 될 수도 있다. 주객이 전도되는 것이다.


스마트하게 정원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스마트폰으로 식물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바로 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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