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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불어 사는 사회 Feb 06. 2021

특수학교로 배치되는 전문상담교사의 필수 조건

최근 장애 학생들의 정신 건강 및 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들에 대한 전문적 상담 지원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시대에 장애 학생들의 심리·정서적 안정을 위한 상담 지원은 단순한 대화적 상담에서 벗어나 전문적인 심리치료와 보다 나은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지요.    


그런데 2019년 기준 전국 177개 특수학교 중 전문상담교사가 배치된 학교는 9개(5%)에 불과했습니다. 

부산 1명, 광주 5명, 울산 1명, 충남 1명, 경북 1명을 제외한 나머지 12개 시·도의 특수학교에는 전문상담교사가 없습니다.


이에 교육부는 향후 전국의 모든 특수학교에 전문상담교사를 배치하여 장애 학생의 긍정적 행동 지원과 인권 보호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인천시교육청은 관내 6개 특수학교에, 강원도에는 도내 3개 특수학교에 전문상담교사를 배치하였습니다.

     

인천시교육청은 관내 특수학교에 배치된 6명의 전문상담교사들을 대상으로 ‘장애학생 이해를 위한 직무연수’를 10시간 운영했고, 상담 역량 강화를 위해 각 학교별로 찾아가는 ‘개별 컨설팅’도 실시하였습니다.      

여기서 아쉬운 점은 10시간의 직무연수와 개별 컨설팅만을 가지고 우리 학생들에 대한 정서·심리적 지원이 얼마나 잘 이루어질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물론 특수학교에 전문상담교사가 배치되는 것은 그렇지 않은 것보다 우리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 학생들의 장애 특성과 유형이 워낙 다양한 상황에서 심리치료에 준하는 전문적 상담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장애 학생들에 대한 전문적이고 개별적인 이해가 필수적입니다.     


그런데 일반 상담을 전공한 전문상담 선생님들이 장애 학생들의 개별적 특성과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얼마나 전문적인 상담과 심리치료를 지원할 수 있을 지는 사실 조금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특수학교로 처음 배치된 인천지역의 전문상담 선생님들이 장애 학생 상담에 많은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은 도전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고, 돌발 행동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장애 및 장애 특성에 대한 많은 이해와 경험 없이는 일반적인 대화조차 제대로 진행할 수가 없습니다.   


특수학교로 배치된 상담선생님들은 장애 학생을 다루고 상담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느껴 고충을 토로하지만, 특수학교는 특수선생님들 위주라 고충을 토로해도 이들의 고충은 묻혀버리기 일쑤입니다. 


물론 이 선생님들은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교육청의 인사발령으로 특수학교로 배치된 경우입니다. 

교육청은 전문상담교사를 배치했으면 이에 맞는 지속적이고 전문적인 컨설팅을 실시하여 고충을 들어주고, 정기적인 피드백을 통해 바람직한 상담 지원 방향을 설정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장애 학생의 인지·언어 능력은 개인 편차가 크고, 개별적인 특성이 워낙 다양해 일반적인 상담기법으로 좋은 효과를 이끌어 내기란 참으로 쉽지 않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도전 행동을 보일 경우 이러한 행동의 기능을 파악하고 무엇이 원인인지 이유를 찾는 문제는 경력이 많은 특수교사들한테도 결코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따라서 전문상담교사가 아무리 상담 기법을 많이 안다고 하여도 장애 학생들의 개별적 특성과 인지능력, 장애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제대로 된 상담 지원이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특수학급이 있는 일반학교에서도 전문상담교사는 대개 비장애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서행동 검사 등을 시행하고 이들에 대한 일반적 상담만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일반학교에 근무하는 전문상담교사는 관심군 학생을 분류하고 이들의 정서적 안정과 지원을 위한 상담을 진행하지만 심리·행동적 치료를 위한 전문성은 부족한 편입니다.      

따라서 대부분 전문적인 심리치료를 위해 정신건강 증진센터나 청소년 상담센터, 정신건강의학과 병·의원 등 전문기관에 연계하여 치료를 받게 하는 현실입니다.     

따라서 일반학교에 다니는 장애 학생들의 모든 행동 지원과 상담에 관한 부분은 거의 전적으로 특수교사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특수교사 역시 행동주의 관점에 기초한 행동 지원 방법을 적용할 뿐, 우리 학생들에 대한 전문적인 심리상담은 학교 다닐 때 배우질 않으니 마찬가지로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이는 일반학교에서도 서로 간 전문성 부족으로 특수와 상담이 분리되어 운영되기 때문입니다.

장애학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전문상담교사는 장애 학생들이 보이는 개별적 특성과 행동에 부담을 느껴 대부분 비장애 학생들의 상담에 치중하고, 장애 학생들의 신변에 관한 모든 것은 특수교사가 담당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리고 특수교사는 상담에 대한 전문성 부족으로 심리상담이 아닌, 눈에 보이는 행동적 문제를 강화 등을 통해 바로 잡는 데에 치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교육당국은 특수학교에 배치되는 전문 상담인력을 단순히 전문상담교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상담교사이면서 동시에 제대로 된 특수교육 과정을 이수한 사람으로 배치하여야 합니다. 

아니면 특수교사이면서 동시에 상담 교육과정을 전문적으로 이수한 사람으로 배치하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우리 장애 학생들이 최소한의 정신 건강 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장애학생에 대한 상담 지원은 단순한 상담을 넘어서 이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심리치료까지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상담 전문 인력은 이름에 걸맞게 장애 학생들의 심리·정서적 안정을 도모하고 심리치료를 할 수 있는 전문적 능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상담 전문 인력은 장애 학생들의 심리치료가 가능한 정도의 상담 능력을 겸비하면 더욱 좋겠습니다.      


교육청은 특수학교로 배치하는 상담 전문인력을 단순히 직무연수 몇 시간 정도 이수하게 하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 됩니다. 

전문적인 상담 능력을 겸비함과 동시에, 우리 학생들의 개별적 특성과 성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상담 전문 인력이 되어야 우리 학생들이 심리치료에 준하는 최소한의 상담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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