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훈련기 09. 몸부림

나의 존재를 높이기 위한 몸부림

by JINSOL

몸부림


이런 상황에서 난 무의식적으로 인정받고 관심 받고 싶었다.

자기 자신을 세상에 존재시키고자 하는 욕구는 그렇게 쉽게 사그라 드는 건 아니었다.

나는 외모로 나의 가치를 낮게 여겼더라도, 다른 것으로 나를 높이고 싶었다.

다른 아이들보다 우월하고 싶었다. 그래서 자연히 타인과의 비교가 따라들어왔고 우월해지고자 하는 욕망은 날로 커져갔다.


초등학교 1학년, 내가 청소 당번이었던 날. 난 아이들이 다 가고 난 텅 빈 교실을 열심히 쓸고 닦고 있었다.


그걸 본 담임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


“청소를 참 잘하네. 성실하고.”


그때의 난, 이 청소를 열심히 한다는 게, 그러니까 맡은 일을 열심히 해내면 칭찬받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좀처럼 얻을 수 없는 좋은 반응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학교에서 청소든 정리정돈이든 숙제든 뭐든 열심히 해갔다.

어머니는 나에게 숙제하라, 공부하라라고 말한 적이 없었다. 나 스스로 공부를 했고 숙제를 했고 일기를 꼬박꼬박 써서 선생님께 제출했다.

숙제를 안해와서 보여 달라고 하는 아이들이 바보 같았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수업이야 그냥 따라만 하면 됐던 것 같다. 점점 내용이 어려워지자 나는 무언가로부터 도움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어머니에게 교과서 내용을 풀이 해놓은 전과를 사달라고 했다.

시험을 잘 치기 위해서 스스로 공부했고 예습했고 복습했다.


수업 중에 선생님이 '이거 대답해볼 사람?'하면 나는 번쩍 손을 들었다.

정답을 말할 때면 어깨가 으쓱했다. 내가 뭐라도 된 것 같았다.

가끔씩 틀린 답을 말할 때가 있었는데, 그럴 때면 나는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정말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었고 내가 왜 그때 그런 말을 했는지 하루 종일 자책했다.

내가 쓸모 없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그렇게 나의 존재 가치를 '정답을 말하는 아이'에서 찾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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