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게 즐거운가봐요?
글쓰기
대학생 시절, 글쓰기 수업을 수강했다. 난 평소 글에 대해서는 조금 더 각별한 애정이 있었다. 물론 실력이 좋은 건 아니었다. 다만 학창시절에 꾸준히 일기를 써왔고, 소설 쓰기도 시도해봤다.
뭐, 결말을 맺은 소설은 한 편도 없었다. 글에 대해서 딱히 이렇다 할 상을 받은 적도 없고 잘 쓴다는 평가를 받은 적도 없었다. 하지만 난 글쓰는 것 자체가 좋았다.
그리고 이 글쓰기 수업 과제는 즐거웠다. 상상했던 것을 일차적으로 글로 써내려 가는 일이 재밌었다. 영감이 떠올랐을 때 술술 적어 내려가는 것이 재밌었다. 우리는 수업시간에는 제출한 과제로 학생들이 서로 피드백을 했다.
피드백하기 위해 나의 글을 읽던 교수님이 대뜸 나에게 물었다.
평소 실패만 반복하고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평범한 학업능력을 지닌 ‘내’가 알고 보니 언어 천재라든가. 숨 막히는 구성으로 현 작가들의 뺨을 후려쳤다던가. 그런 반전이 있을까.
교수님은 살짝 미소 지으며 말했다.
“글 쓰는 게 즐거운가봐요?”
뭐, 구성이 좋다거나 인물을 잘 표현했다거나. 스토리에 박진감이 넘친다거나 그런 칭찬은 아니었지만. 난 그 교수님의 말이 그런대로 좋았다. 내 글에서 어떤 즐거움이 느껴진다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못했든 잘했든 내가 쓴 글이었고 내가 만든 이야기였다. 빈 종이에 무언가를 써내려 가는 것 자체가 즐거웠다. 나는 내가 쓴 글을 사랑하였다. 타인의 시선과 생각이 중요하지 않는 유일한 내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