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와 자존감
31. 체중 감량
규칙적인 생활이 가능해질 무렵, 놀랍게도 난 살이 빠지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도 변화를 알아볼 정도로 확실히 빠졌다. 없던 쇄골이 생기고, 묵직하던 뱃살이 줄어들었다.
매장에서 파는 기성복 옷이 맞았다. 굳이 빅사이즈 쇼핑몰을 뒤적거리지 않아도 됐다. 몸이 가벼워졌다.
좋았다. 이렇게 살이 빠질 수 있다니! 내 인생 걸쳐 다이어트에 성공한 적이 없었는데! 어째서인지 살이 빠졌다. 나는 내가 대견스러웠고, 외모에 대한 자신감도 붙었다. 나는 한껏 기분이 들떴다.
하지만 곧이어 나 자신에 대해 살짝 실망했다.
살이 빠지고 나서야 비로소 나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다니. 이제야 거울을 좀 들여다볼 용기가 생기다니. 이제야 사람같다고 생각하다니.
다른 누구도 아니라, 나 자신인데...
이제야 난 깨달았다. 그 누구보다도 나를 헐뜯고 무시했던 건 나라고. 그 생각에 퍽 슬퍼졌다. 난 얼굴과 몸매를 평가하며 재잘거리던 사람들이 싫다고. 어떻게 외모로만 평가하냐고 비난했다. 나의 외모가 자기들 취향이 아니라고 날 멀리했던 사람들이 너무나 싫었다. 그런데 이제보니 내가 그 사람들과 다를 바 없었다. 나는 내 기준에 나의 외모가 마음에 안든다고 나를 멀리했던 것이다.
미안했다. 나에게 내가 상처를 줬다. 누구보다도 뚱뚱해서 싫다고 놀려대던 건 타인이 아니라 나 자신이었음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그날, 나에게 욕하고 비난했던 것을 사과했다.
“미안해. 나 뚱뚱한 게 잘못이고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했어."
설령 남들이 뚱뚱한 건 잘못이라고 나를 비난할지언정,
나만큼은 '내 잘못이야'라고 하지 말았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