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의 외모가 너무 싫었다
‘난 뚱뚱해.’
외부로부터 받던 놀림이 맞다고, 그 아이들이 맞다고. 그리고 내가 잘못됐다고 생각하기 이르렀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들은 나보고 다 뚱뚱하다고 놀리고, 가족도 ‘아냐, 그냥 건강한 거야’ 라든지.
‘내 눈에는 귀엽구만.’ 이라는 하얀 거짓말을 해준 적도 없었다.
세상 모두가 나보고 뚱뚱하다고 하는데, 나 혼자 그 공격들과 싸워 이겨야 했다.
하지만 그 시절의 난 그 사람들과 싸워낼 의지도, 힘도 없었다.
그래서 스스로를 뚱뚱하다고 생각했다. 날씬하고 마른 아이들을 보면 늘 부러웠다.
그 아이들은 사랑받는 것 같았고 예쁨 받을 것 같았다. 날씬하기만 하면 행복한 삶을 살거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예쁘고 잘생긴 아이한테 아이들이 몰렸다. 아이들은 그 예쁘고 잘생기고 날씬한 몸을 가진 아이들과 친구하고 싶어 했으니깐.
날씬한 아이들은 어떤 옷을 입어도 어울렸고, 머리에 앙증맞은 핀을 꽂고 있을 때는 귀엽고 잘 어울렸다.
우리 집에도 아기자기한 방울과 머리핀들이 있었지만, 그것은 나랑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소녀들의 나뭇가지 같은 마른 팔과 내 팔은 달랐다. 내 팔뚝은 소시지마냥 통통했다.
게다가 난 키도 컸다. 늘 반에서 첫 번째 아니면 두 번 째로 키가 컸다.
체육복은 가장 큰 사이즈로 맞춰야 했고, 운동회 같은 행사 때 단체복을 맞추려고 하면 나는 늘 특별 사이즈로 주문해야했다. 그것이 늘 부끄럽고 숨고 싶었다.
눈도 작고 코도 낮았다. 그나마 친척들은 내 피부가 하얗다며 칭찬해줬다. 그마저도 햇빛에 약한 탓에 온통 주근깨로 덮여버렸다.
나는 그 주근깨가 싫었다. 초등학교 4학년의 나는 사촌언니에게서 받은 하얀 분통을 열었다. 화장대 앞에서 허연 분가루를 얼굴에 치덕치덕 발라보았다. 그때는 아직 화장이 유행하지도 않았던 시절인데도 말이다.
머리카락도 하필 반곱슬이라, 비만 내리면 머리 정수리 부분이 심하게 구불거렸다. 초등학교 시절 그 곱슬머리가 너무 싫어서 스트레이트펌을 꼬박꼬박했다. 그때는 기술이 좋지 않아 그 펌을 하면 극단적으로 머리가 물미역처럼 펴졌다.
그럼 나의 볼따구에 머리가 들러 붙었다. 통통한 내 얼굴이 도드라져 보였다. 펌은 오래가지 않아 ㅍ풀리고, 내 머리는 또다시 구불거리기 시작했다. 난 이 반곱슬 머리카락이 너무 싫었다.
내 모습 어디에도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었다.
그래서 거울을 쳐다보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내가 어떤 옷을 입든지 어떤 머리가 됐든지 최대한 신경 쓰지 않고 싶었고 관심 없는 척했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은 거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