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찍는다는 것
이상하다.
어째서 아이들은 카메라만 갖다 대면 그토록 자신있을 수 있는걸까.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며 씩 웃어 보이는 걸까. 예쁜 웃음을 짓기도 하고, 얼굴을 잔뜩 찡그리며 웃긴 얼굴을 만들어 보이곤 한다.
나는 이질감이 들었다.
어째서 저렇게 당당하게 카메라 앞에 설 수 있는 걸까.
세상에서 가장 예쁘고 잘 생긴 건 마치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러다 카메라가 나를 향해 움직이면, 난 소스라치게 놀랐다.
짜증이 올라온다.
부끄럽고.
싫다.
나 자신이 못생겼고 뚱뚱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이후, 사진 찍는 것이 너무 싫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결과물을 확인하면 영락없이 거기엔 못생긴 여자아이가 있었다.
사진 속의 나는 눈이 너무 작고, 볼살은 오동통했다. 또래 아이들과 같이 사진을 찍으면 더 싫었다. 다른 애들보다 몸집이 더 컸으니깐 말이다. 사진 속에 내가 너무 싫었다. 지워버리고 싶었다.
어느 날, 초등학교 소풍으로 단체 사진을 찍게 됐다. 선생님의 통솔에 아이들은 군말 없이 석상 앞에 자리를 잡고 포즈를 취했다.
사진을 찍기 너무 싫었던 나는 큰 마음을 먹었다. 혼자 도망 나와 석상 뒤로 몸을 숨긴 것이다.
내 인생의 첫 일탈이었다.
이런 나를 옆 반 여자애가 목격 했다. 그 여자애는 석상 뒤에 웅크리고 있는 나에게 다가왔다.
“왜 그러고 있어?”
그 아이가 의아한 듯 물었다.
“사진 찍기 싫어서.”
나는 부끄러워하며 답했다.
그렇게 소풍 단체사진에는 나는 없고 그 여자애가 나에게 말을 걸고 있는 모습만 남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