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영화는 잘 보지는 않는데, 동생이 꼭 보라며 추천해준 영화가 있다. 바로 소울(Soul)
나는 혼자 영화관에 가서 이 영화를 보았다. 옆자리에는 저녁으로 먹을 고구마를 가방에 넣은 채로.
동생이 영화를 추천해준 이유는 우울증에 좋다고 해서 였다.
나는 그 떄 이 영화를 보고서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납득이 가지도 않았고 화가 났다. 이 영화에서 던지는 메세지가 너무나도 안 와닿아서였다
영화의 주인공 조 가드너는 뉴욕에서 음악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었다. 음악 선생님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일 뿐, 그의 꿈은 다른 곳에 있었다.
바로 자신이 바라는 재즈 클럽에서 연주하는 것이다. 그 꿈이 이루어지는 날 사고를 당하고 영혼이 되버리고 만다. 그러다 태어나기 전의 세상에서 떨어진다. 탄생 전 영혼들이 자신의 관심사, 혹은 열정 (spark)라고 부르는 것을 찾게 되면 살아갈 준비를 다한 것이고 지구로 갈 수 있게 된다. 여기에서 영혼들을 돕은 캐릭터 ‘제리’가 나온다. 거기서 아무것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해 지구로 가지 못한 고인물(…) 22번 영혼을 만나게 된다. 조 가드너는 지구로 다시 돌아갈 목적으로 22번의 지구 통행증 발급을 위해 애쓴다. 여러가지 영감을 줘보고자 하지만 22번은 모두다 흥미없어 한다. 22번은 조 가드너의 삶에 대해서 흥미 있어 한다.
“그렇게 우울한 삶인데도 불구하고 돌아가고 싶어하니까 말야.”
이렇게 말한다.
우울한 인생…. 조 가드너의 인생은 우울한가?
사실 영화는 이렇게 묘사한다 엄청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지만 사실은 별볼일 없는 인생이다. 음악교사 계약직.. 조 가드너는 자신의 삶에 대해서 그렇게 만족스러워하지 못한다. 자기의 꿈을 이루고 엄청난 무대를 펼쳐보여야 성공한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면서, 자신의 꿈을 향해 닿으면서 생각하게 된다.
삶의 목적은 꿈을 이루는데 있는게 아니다.
22번은 자신이 살 자격이 없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자신에게는 어떤 흥미도 없고 꿈도 없고 목적도 없으니까! 어떤 사람들은 위대한 삶을 이루는데. 자신은 아무것도 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리고 삶에 불안과 집착을 안고 살아가는 영혼에 대해서 나온다 . 그 영혼은 처음에 꿈을 좇았지만 점차 그 꿈에 집착하게 되고 그것을 이루지 못할 까봐 전전긍긍하게 결국 괴물같은 모습으로 바뀐다.
영혼을 안내하는 캐릭터 제리는 말한다. 사람들은 이상하다고. 삶이란 목적이 없는데 계속 목적을 찾는다고.
나는 이 영화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라고 생각이 들었다.
난 조 가드너였고, 22번이었고, 집착과 불안에 미친 영혼이었다. 이 영화를 처음 본 날, 제리의 말이 와닿지가 않았다. 어떻게든 인생에 목적이 있어야 하는거 아니냐며, 나는 아무것에도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고 항변하고 토해냈는데.
이 영화는 말한다. 불꽃(Spark)는 삶의 목적이 아니라고.
그러니까 뭔가 특별하게 무언가를 이루어야 한다건가 열정! 꿈 ! 이런것들이 삶의 목적이 아니라고 말이다.
그럼삶의 목적이 뭔데 반문 하면..
영혼의안내자 제리는 말한다. “삶에는 목적이 없다고.”
그 당시 나는 인정할 수가 없었다. 내 마음속에서 무언가 계속 목적이 있어야할 것 같았고 살아가야할 이유가 응당 있어야할 것 같았다. 이렇게 괴로운데도 삶을 유지해야할 만한 합당하고 합리적인 이유 그런게 있어야 할 것 같았다. 난 너무 아프니까. 살아 있는 한 순간 순간이 고통스러웠으니까.
그런데 이제는 알겠다. 삶은 그 자체로 소중한 것이라고. 살아감에 이유따윈 필요없다고. 최상의 제1의 목적은 살아남는 것이라고.
삶에는 전제가 없다. ~이런다면 행복할텐데. 이런게 아니다. ~다면 살맛이 날텐데. ~다면 살고 싶을텐데. 이런 게 아니다.
망한 인간관계, 가족이라든가 친구라든가 연애라든가 아아 좋아 망해버렸어 어찌되든지 좋아
꿈.. 어줍잖은 꿈.. 그냥 나는 회사원이고 반복되는 기본적인 사무일이나 해주고 뒤치닥꺼리나 하는. 허드렛일이나 하는
마음속에서는 작가가 되겠다고 유명한 작가가 되서 돈되는 작품이 되서 이곳을 뜨겠다고 나를 무시했던 사람들이 다 놀라게해주겠다고
아아 그런게 어찌 되든지 간에. 어찌됐든지 간에
살아있는게 제일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