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었다
작고 아담한키에
까무잡잡한 피부, 동그랗고 진한 쌍거풀에
예뻣던 내친구 미화
매일 붙어 다니다 시피했던 친구였는데
연락이 끊겼다
문득문득 생각나고 궁금하고 보고싶었던
유일한 여고 친구 미화···
아버지 직업 특성상 2~3년마다 이사를 다녔다
그렇다보니 초등학교 부터 고등학교 까지 1학년 입학한 학교와 졸업한 학교가 다 달랐다
그래서 학교에 대한 애교심 이런것도 크게 없었다
미화는 고2 신학기때 서울 상명사대부고를 다니다가 전주로 전학을 가면서 사귀게된 유일한 친구였다
누군가 말했다
여고 동창밴드에서 친구를 다시 찾았다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나도 여고 동창 밴드에 가입해 소식을 전하며 미화의 소식을 아는지를 물었다
그리고 몇일후
모르는 번호가 뜬다
받을까 말까 망설이다 받았다
"순정이니? 나 미화야"
믿을수가 없었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친구 미화가 내 소식을 보고 연락을 해왔다
고3 겨울방학 전화로 남자친구가 생긴듯하다며 들뜬 마음으로 소식을 전했던 미화··기쁜마음으로 나두라며 이야기를 전하고 듣다보니 어떤 나쁜 넘이 우리 둘이 친구인지도 모르고 양다리를 걸침을 알고 흥분하며 따지러 함께 갔는데 양다리가 아닌 세다리에 함께 기막혀 하며 웃었던 기억이 났다. 대학을 어디로 가면 좋을지를 궁금해 하던 친구들과 함께 용한 철학관이 있다며 가보자 하여
태어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가보았던 철학관에서
미화는 기러기상이라서 다복한 가정을 이룰상이라 했고 나보고는 서울로 대학을 가라며 k대에 가라 하더니 학상이라 삶이 외롭겠다 했던 말을 들었다
그말을 믿지는 않는데도 미화가 다복한 가정을 이룬다는 말이 늘 기억에 남아 연락이 끊어져 소식을 알수 없었지만
어디서든 잘살고 있으리라 생각되어졌다
미화는 광주에 살고 있었다
인테리어 일을 하며 억척스럽게 열심히 멋지게 살고 있었다
연락이 되어 너무 좋았다
내게도 여고 동창이 다시 생겼음이 너무 행복했다
하지만 쉽게 만날수가 없었다
울진 광주의 거리도 만만치 않은데다가
한번 보아야지 보아야지 하면서도
나도 전시며 일들이 자꾸 겹치고
미화도 일들이 많고 저녁 직업 훈련원 강의가 매일 잡혀 있어 시간 내기가 쉽지를 않았다
그런 5월 어느날 밤11시가 넘은시간에 미화가 전화를 했다
회식하고 술도 한잔했다고 했다
버거운 삶의 이야기며 건물을 지은 이야기며
예쁜 딸이야기에 의젓하고 멋진 아들이야기들을 이어갔다
그렇면서 중간중간 너무 보고 싶다는 소리를 했다
1시간 가량 전화 통화를 하는 미화의 마음이 느껴졌다
그래서 내가 아트페어를 끝내고 만사를 제쳐두고 꼭 보러가마 약속했다
그리고 드디어 7월8일~9일 2박3일의 일정을 정하고
광주 송정역 근처에 마드리드호텔을 예약했다
미화를 만나러 가는 날이 하루하루 다가 올수록 얼마나 설레였는지 모른다
가슴이 뛰고 괜시리 기분이 좋고 들떴다
드디어 미화를 만났다
코끝이 시큰해지며 눈물이 날것 같았다
재빨리 고개를 돌려 괜시리 부산을 떨며 밥을 먹으러가자 하였다
울진에서 정오12시에 출발했는데
광주 호텔 주차장에 도착하니 저녁6시 였다
그 먼길 울진에서 사귄 친구 현숙이가 동행해 주었다
투병을 하던시절 현숙은 늘 월차를 내어 부산 병원을 함께가주고 숲길걷기며 먼길 나와 잘 동행 해주었던 친구이다
두리뭉실한 친구 현숙이는 어색함없이 미화와 이야기도 잘하고 잘지내 주었고 미화도 따뜻하고 살갑게 대해 주었다
미화는 추억을 꺼냈다
나도 추억을 꺼냈다
현숙이는 그시절 공감의 추억을 꺼냈다
3명의 수다는 끝이 없었다
즐겁고 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광주에서 활동하시는 김왕주 작가님을 다 함께 만나서 멋진 갤러리 두곳을 소개 받았다
구도청옆 메이홀과 양림동 호랑가시나무갤러리였다
두곳다 너무너무 멋졌다
상징성과 의미부여가 큰 갤러리였다
이런곳이 존재하고 만들어져감이 참 감사했다
왕주 작가님께서 사진을 많이 찍어주신덕에 귀한 사진첩이 만들어졌다
너무 감사하다ㅎ
나주에 살고 계신 미화 어머님을 뵈었다
27~8년전에도 곱고 이쁘셨는데
70중반의 어머님은 지금도 고우셨다
직접 약하나 안치고 손수 키우신 배추며 야채들로 담근 김치를 주셨다
미화도.어머님도 주시는 그 마음이 감사해 소중히 받아 왔다 김치를 먹는데 외할머님의 맛이 느껴졌다
역시 전라도 김치의 맛이다
25년만에 미화를 보고왔다
강산이 두번하고 반이 바뀌었는데
우리는 어제 만난듯 자연스러웠고 즐거웠다
내가 또 아플까 걱정하는 미화에게 미안했다
백살까지 보고 살꺼라는 미화말이 가슴 울컥 찡했다
나도 여고 동창이 있다
내친구 미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