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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llust순정 Aug 28. 2016

그냥 갈순 없잖아~

떡복기의 추억

비가 내리는 주일 오후 입이 궁금할 기족들을 위해 떡복기를 했다


만들다보니 14살 중학생 시절이 생각났다

나는 서울 왕십리 무학여중을 다녔다

보통은 옥수동과 금호동에 살아서 학교앞에서 버스들을 탔는데  나는 성수동이라 한블럭을 지나가 큰길에서  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고 내려 학교로 오는 큰 길 옆에  작은 포장마차 떡복기집이 있었다

떡복기집의 천막에 검정색으로 써있던 상호'그냥갈순없잖아'ᆞᆞᆞ


떡복기1인분에 교자만두와 삶은 달걀을 하나 넣어 항상 300원 어치의 떡복기를 친구 희정이와 때로는 경은이와 사먹었다


엄마가 회수권을 사라 천원을 주시면

학교 매점에서 버스 회수권10장을 샀다

그 당시 회수권은 1장에 60원

그렇게 사고 남은 돈 400원을 잘 챙겨두었다 친구들과 100원씩 150원씩 모아서 떡복기를 사먹었다

그냥갈순없잖아ᆞᆞ

정말 그냥 스쳐 갈수없게 했던 매콤달콤 맛있었던 작은 포장마차 떡복기ᆞᆞ


학교앞  분식점 하얀집에서 광희중 애들은 주로 라면을 많이 사먹었고

우리 무학여중 애들은 쫄면을 많이 사먹었다

하지만  나는 오직  '그냥갈순 없잖아' 떡복기였다


오늘 나는 가족들에게 나의 추억을 만들어 먹였다

그때의 떡복기를 생각하며

계란을 삶고 군만두를 구워

어묵과양파와 파를 듬뿍넣어

매콤달콤한 떡복기를 만들었다


34년전의 기억이 4일전 처럼 생생하다

그때 함께 1인분의 떡복기를 맛나게 나누어 먹었던 희정이와 경은이는 어느 하늘아래 어느동네에서

살고 있을까?

친구도그립고

'그냥갈순없잖아'의 떡복기도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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