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손 모아 따뜻한 숨을 불어넣어 추억을 소환해본다
12월이다.
어딘가 끝이 보이는 것 같아도
지금이야말로 진짜 시작인지도 모르지
누구나 이 계절을 바라보는 마음이
마냥 기쁘고 설레지 않을 터
그럼에도 다가오는 새날을 생각하면
누구나 이 계절이 마냥 슬프지는 않겠지
그리고 참 많이 자랐구나 싶을 것이야
한 지붕 아래 식구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저마다 성장 속도가 제각각 달라서
누구는 일 년 동안 눈에 띄게 자랐고
누구는 아주 조금 자랐으며
누구는 연초에 모습과 별반 다른 게 없어
꽁꽁 얼어붙은 두 손을 입에 가까이 대고
내 몸 가득 채운 뜨거운 숨을 불어넣는다
후, 후, 후
마치 램프요정 지니를 부르듯이
내 가슴속 추억 모두 불러내듯이
나 그렇게 소환의 주문을 외우듯
이 두 손에 뜨거운 그리움을 토해낸다
누가 알까
이 마음을
이 간절함을
이 계절에 꼭 생각나는 이가 있고
이 계절에 꼭 생각나는 날이 있음을
부르고 또 불러본다
그 사람, 그날, 그 이야기들
그동안 이 가슴에 잘 간직하고 살았다면
나에게 기꺼이 그 모습을 보여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