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예쁜 마음 예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던 순간이었지
꽃비가 내리던 날
꽃길을 걸었던 날
발아래 우수수 떨어져
새하얀 꽃길이 생겨나
내가 걷는 이 길이
너무나 아름다워
하얀 조각돌처럼 펼쳐져
마치 해변가를 걷는 듯해
이 세상 모든 꽃들이
빗물에 동동 떠다니던 날
꽃잎 떠난 자리에
홀로 남겨진 초록 잎사귀
아주 조금씩
뜨거운 여름을 준비해
나도 아주 조금씩
이 삶을 뜨겁게 피워야겠어
피우고 또 피워서
꽃 떠난 자리
쓸쓸하지 않게 해야지
우아하게 장식해 줘야지
꽃비가 내리던 어느 날
내 가슴 훅 치고 들어온 무엇
나는 오늘도 그 길을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