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일에 대한 몽땅 사색
기념일은 증폭하는 날이다. 사랑도 우울도 자신도 관계도 일상보다 더 큰 떨림으로 진동한다. 문화적으로 보편적인 의미와 가치를 지닌 기념일은 개인에게 주관적이고 특수적인 의미와 가치로 다가온다. 누군가는 가족들과 모여 앉아 묵혀놓은 가십을 나누며 웃음꽃을 피우고, 누군가는 사랑하는 이와 격렬하게 몸을 부비며, 또 누군가는 행복이 넘쳐흐르는 듯 보이는 거리에 환멸을 느끼며 어느 날 보다 유난히 독한 우울을 삼킨다. 어느 일상에 달려진 의미와 가치, -날 이라는 수식어는 그렇게 각각의 누군가를 각각의 형태로 증폭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