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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간의 명상 그리고 거미의 가든파티

"언니~~~ㅠㆍㅠ

언니 없는 동안 거미들이

주인 없는걸 어떻게 알았는지

얼마나 많이 나왔는지 몰라. "


위빠사나명상 센터에 다녀올 테니

나 없는  열흘 동안  갤러리를 가끔씩

 들여다봐달라고

아는 동생에게 부탁을 했었던 터이다.


우여곡절 많았던 열흘간의

명상수련을 무사히(??^^)마친 

제일 먼저 남편에게 보고 전화를 했다.

감개무량했다.

그 다음은 갤러가 궁금하여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다짜고짜 우는소리로

거미의 행우보따리를 게 알렸다.


갤러리 마당에 들어서자마자

화단 쪽으로 가보았다.

돌단풍 잎이며, 병꽃나무 이파리며, 고려 담쟁이까지 하얀 실타래 같은

거미줄을 잔뜩 뒤집어쓰고 있었다.

그곳에는 거미가 벌인 자비심 없는

사냥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겨져있었다.


허허참...이거참..나원참..

어쩌면...

열흘 동안

내가 명상수련을 하고 온 게 아니라

거미가  갤러리 화단에서

열흘간의 가든파티를 즐길 운명이라

나에게 뜻밖의 외출이

주어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래, 그건 그렇고!

주인 없는 틈을 타 너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해보니 어떠니? 행복하니?

나?

음 ... 나는 말이야

행복 없이 행복할 수 있게 되었어 ㅎㅎ


궁금하다고?

더 말해달라고?

오~노우~~무리무리~~

다음 생에 네가 사람으로 태어나든지

내가 거미로 태어나든지..

그때 다시 만나서 이야기 나누는 걸로~~^^


<추기>

위의 글는 열흘간의 명상 수련 '직후'에 쓴 글이었으므로

 심각한 오류가 발견되는바.

추가로 몇자 더 적어넣는다.


그러니까... 딱! 일주일 . 딱! 일주일동안의 평화로움을 뒤로하고

나는 다시

작고

초라하고

조바심치고

어리석은 나로 돌아왔다.


그러나!! 괜찮다!!

나는 여전히 링 위에 서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까이꺼.. 될때까지 한번 해보는겨!!

2022. 0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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