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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라클샘 Oct 20. 2024

<해야>를 부르며 우리의 아침을 기다린다

직장인 밴드 ‘강토밴드’의 대표곡 <해야>

해야 (마그마)

개사 : 조하문(박두진의 시"해") / 작곡 : 조하문. 김광현

어둠 속에 묻혀있는 고운 해야
아침을 기다리는 앳된 얼굴
어둠이 걷히고 햇볕이 번지면
깃을 치리라
말간 해야 네가 웃음 지면
홀로라도 나는 좋아라
어둠 속에 묻혀있는 고운 해야
아침을 기다리는 앳된 얼굴

해야 떠라 해야 떠라  
말갛게 해야 솟아라  
고운 해야 모든 어둠 먹고  
앳된 얼굴 솟아라  
눈물 같은 골짜기에
서러운 달밤은 싫어
아무도 없는 뜰에
달밤이 나는 싫어라

해야 떠라 해야 떠라
말갛게 해야 솟아라
고운 해야 모든 어둠 먹고
앳된 얼굴 솟아라

눈물 같은 골짜기에
서러운 달밤은 싫어
아무도 없는 뜰에
달밤이 나는 싫어라

해야 떠라 해야 떠라
말갛게 해야 솟아라
고운 해야 모든 어둠 먹고
앳된 얼굴 솟아라

해야 떠라 해야 떠라
말갛게 해야 솟아라

고운 해야 모든 어둠 먹고
해야 떠라




18번을 이야기하라면 흔히 이은미의 <애인이 있어요>라고 답할 테지만 어쩐지 마그마의 <해야>를 쓰고 싶습니다. 내가 속해 있는 직장인 밴드 ‘강토밴드’의 대표곡이자, 강토밴드 밴드 마스터인 ‘하드락 오빠’가 보컬인 나를 위해 편곡해 주는 곡들 중 마스터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강토밴드 합주와 공연 연습의 마지막은 늘 <해야>.


내가 노래하기 좋은 곡 혹은 연습하기 좋은 곡을 편곡해 주는 ‘하드락 오빠’의 야심작이기도 합니다. 이 곡의 마지막은 고음의 끝판 왕이라, 연습 초반에는 소리가 갈라지기도 하고 소위 삑- 사리가 나기도 했습니다. (자존심에 스크래치 나는 소리입니다) 하지만 연습과 반복에는 장사 없지요. 결국 고음을 잡게 해 준, 내가 보컬로서 한걸음 더 성장하게 해 준 고마운 <해야>.


맞습니다. 마지막 고음 처리를 깔끔하게 해내면 마이크 잡고 노래하는 사람으로서 무한한 희열을 느끼고 생명력 넘치는 에너지를 경험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하드락의 정수를 보여주는 곡입니다.






시인의 시를 개사한 곡, <해야>



1980년 mbc대학가요제에 해성같이 나타난 밴드 '마그마'. 그땐 너무 어려 몰랐지만 시간이 지나 초등 고학년 즈음 사촌 언니를 통해 듣게 되었던 <해야>. 강력한 하드록의 가슴 뻥 뚫리는 시원한 고음, 금방이라도 해가 쑥- 하고 뜰 것 같은 느낌에 듣기만 해도 기분 좋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혜산 박두진 시인의 시 <해>를 개사하여 밴드 가수 마그마가 부른 <해야>.



이 노래는 여러 뷰지션 분들이 편곡해서 부르고, 다양한 밴드들이 자신만의 스타일을 살려 수없이 부른 만큼, 비교 감상하는 재미가 가득한 곡이기도 합니다.


국카스텐(하현우), YB(윤도현), 김경호가 부른 버전이 주로 알려져 있고 체리필터, 홍경민, 정홍일 버전도 있습니다. 모든 버전마다 해석이 다채롭고 스타일도 개성 있습니다. 라디오나 tv에서 <해야>가 나오면 흥얼거리며 듣다가 ‘우리 강토밴드 곡이 최고야!’ 하며 혼잣말하다 웃음 짓습니다.





더 이상 외롭지 않다고, 소리쳐 고백



이 곡의 가사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이 부분입니다.


눈물 같은 골짜기에 서러운 달밤은 싫어,

아무도 없는 뜰에 달밤이 나는 싫어라.


가사를 글로 읽기만 하면 무척 쓸쓸하고 외로운 느낌이지만 노래를 부를 때는 전혀 다른 느낌입니다. 어둡고 아무도 없는 달밤, 곧 눈물 날 것 같은 골짜기의 외롭고 쓸쓸함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적극적으로 해방되고 싶어 하는 마음을 세상에 외쳐 알려주는 통쾌함이지요. 아주 당당하게 밝고 희망 가득한 저 세상으로, 내 삶을 위해 당찬 발걸음을 내딛겠다는 의지이기도 합니다.


해~~~~ 야, 떠라~!

고운 해야 모든 어둠 먹고 앳된 얼굴 솟아라


이 부분 역시 내게 특별히 와닿는 가사입니다. 곱디고운 아침 해가 뜨기 전의 어둠, 그 어둠은 마치 꿈을 이루기 위해 애쓰고 노력하는 모든 시간과 역경을 의미하는 것 같지 않나요? 그 어둠을 먹고 기어이 앳된 얼굴로 솟는 해를 부릅니다.


중년의 나이가 되어 사춘기 아들을 두고 직장인 어린이집에서는 햇수로 17년이나 된 나이지만 여전히 꿈을 꾸며 내 인생의 앳된 해가 뜨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교사도, 아이도, 부모도 행복한 어린이집을 경영하는 것도 나의 꿈이고, 어릴 적 배우지 못했던 노래를 꾸준히 하면서 취미 그 이상의 실력을 갖추는 것도 나의 꿈입니다. 나는 지금 꿈을 이루기 전의, 조금은 짙고 어두운 시간들을 지나고 있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꿈 이전의 단계에서 이렇게 앳된 얼굴의 해를 간절히 부르며 이 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 아닐까요.

 

이 곡을 통해 저 멀리 혹은 저 나중에 떠오를 해를 부를 수 있게 된 것 같아 노래를 창작한 이에게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나도 언젠가 나의 노래를 통해 누군가에게 삶의 이유와 동기를 전해줄 수 있기를 바라게 되었습니다.



  

내 삶의 한 조각 우리 강토밴드



희망을 소리쳐 부르고 싶을 때,
멀리 있는 꿈과 소망에게 외치고 싶을 때,
그럴 때 <해야> 어떠세요?


강토밴드가 마무리하며 늘 부르는 곡인 만큼 속이 뻥 뚫리는 시원함이 있답니다. 앞으로 강토밴드에서 부르는 여러 노래들을 소개해 드릴 참인데 많이 읽어주실 거죠?

(작년 작가 응모 공모글 저장 글 발행 글입니다, 날짜가 새롭게 나오내요.ㅎㅡㅡ, 팝업 해당 글 발행 후 저장 글을 발행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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