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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규동 Jan 04. 2017

#1. 소방관의 아들, 창업을 결심하다.

소방관이 되고 싶었던 청년, 창업으로 소방관을 생각하다.




"내 아버지는 소방관이다. "


내가 태어날 때쯤 공장에서 일하시다가 주경야독으로 틈틈이 공부하셔서 소방관이 되셨다.


<어렸을적 나(왼쪽)와 동생(오른쪽)>


아버지는 내가 어렸을 때 안산에서 소방관으로 근무하셨는데, 잦은 출동으로 힘들어하셨다. 아버지는 24시간 근무를 하고 24 시간 쉬는 이 교대 근무를 하셨었다. 비번(쉬는 날)에도 아버지는 전화기를 옆에 두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셨다. 부족한 근무인력으로 인해 아버지는 쉬는 날에도 화재가 발생되면 근무를 나가셔야 했다. 24년째 소방관을 하신 아버지는 행정업무를 하시는 지금도 자그마한 소리에도 금세 눈을 뜨신다. 이렇게 힘들어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도 나는 소방관이 되고 싶었다.


<소방관 아버지>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그 일이 나에겐 멋져 보였다. 그리고 아버지는 항상 주변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으셨다. 물론 너무 올곧으셔서 질투하시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나는 그런 아버지의 모습, 그런 소방관의 모습이 좋았다


"나에게 있어서 소방관은 아버지 자체였다"


고3 진로 고민을 하다가 대학은 가야겠고, 무슨 대학을 갈까 고민하다가 대학교에 소방 관련학과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전국에 소방 관련학과들을 다 검색했다. 그중에 호서대학교 소방방재학과에 들어가게 되었다. 전국 최초 4년재 소방학과. 기독교 정신으로 세워진 대학교. 소방관이 될 생각에 가슴이 설레었다.




하지만 막상 대학교에 입학하니 내가 생각하는 소방관을 준비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었다.


소방, 전기, 건축, 화학 등의 소방의 전반적인 것들을 아우를 수 있는 지식들과 소방설비업체, 소방 관련 연구 등의 산업으로 파생되는 학과였다. 그래서 대학교 2학년 휴학을 하고  6개월 정도 노량진에서 소방공무원 시험 준비를 했다. 소방공무원이 될 생각에 너무 기뻤지만, 막상 노량진에서 소방공무원 공부를 하는 것조차 생각했던 것과는 달랐다. 노량진 삼거리에서 돈을 아끼려고 컵밥을 먹고 다리조차 필수 없는 고시원에 있으면서, 수백 명의 사람들이 고시원에서 눈에 불을 켜고 공부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 수많은 사람들을 이길 수 있을까?

만약 열심히 해서 소방공무원이 되면 나는 기뻐할 수 있을까 그리고 계속 기뻐할 수 있을까?"


부모님께 이런 이야기는 드리지 못했다.

나약한 사람으로 보실까 봐.

핑계거리로 볼까 봐.

당연히 6개월 노량진 공부의 성과는 좋지 않았다.

다시 복학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대학교 4학년이 되었다.


당장 눈앞에 무엇을 해야 할지 조급한 마음이 들었다. 확실한 건 소방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자신이 없었다는 것이다. 때마침 동아리 후배를 통해 창업동아리를 하게 되었다. 그 후배를 믿고 많은 열정을 쏟아부었다.

컴퓨터 공학과인 후배와 소방방재학과인 내가 전혀 관련 없는 온도에 따라 변화되는 안료로 스마트폰 케이스를 디자인했다. 대학교에서 반응이 좋았다. 후배는 다양한 상을 받았다. 나도 좋은 경험을 하게 되었다. 배운 것은 이것이었다.


"내가 나 스스로에게 어떤 가치관을 부여하고 행동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사람들이 그 가치와 행동으로 나를 보게 된다"


내가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하고 다니고 행동하고 다니면 주변 사람들은 나를 그리스도인으로 볼 것이다. 창업동아리에서 나는 디자이너라고 생각을 하며 제품을 제작해 보았다. 실제로 말도 하고 다녔다. 디자이너라고, 그러자 사람들은 나를 디자이너로 보기 시작했다. 창업동아리는 잘되어지지 않았다. 컴퓨터공학과 후배와 함께 기독교 동아리에서 사업 아이템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곳에서 굉장히 흥미로운 아이템을 발견하게 되었다. 영국에서 소방서에서 버려지는 소방호스로 가방을 만들고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소방복지에 활용하는 기업을 알게 되었다.


"나는 그때 소방관을 하고 싶다는 마음보다 더 큰 마음이 들었고,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http://www.firemarker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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