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규동 Jan 05. 2017

#2. 아버지가 만들어주신 첫 소방호스 가방

파이어 마커스라는 업사이클 브랜드를 만들다.

대학교 4학년 여름방학 기독교 동아리 ccc 수련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수련회에서 선택강의를 듣게 되었는데 창업에 대한 강의였다. 강의를 진행해주신분이 내가 다니던 호서대학교에서 글로벌창업대학원이라는 대학원의 원장님이셨다. 원장님이 강의때하셨던 말중에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기독동아리 ccc전국수련회 사진>


"청년의 때에 작게라도 창업을 시도해보고 실패하는것이 나중에 큰 경험이되고 나중에 더 큰 창업을 하게될때 돈을 덜 잃을수있다."


창업동아리를 하던터라 창업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원장님께 창업에 대한 자문을 구했고 창업대학원에 들어오라는 제의를 받게되었다.

창업을 이론으로 배울수있는 곳이라 선뜻 들어가게되었다.

<호서대학교 글로벌창업대학원 사진>

이후에 대학교 4학년 겨울방학에 창업 아이템을 찾기위해 도서관에서 책을 자주 빌려서 읽게되었다. 책은 내가 경험하지못한 많은 정보들을 제공해주었다. 그러다 박원순 시장님이 쓰신 '세상을 바꾸는 천개의 직업'이라는 책에서 영국에서 소방서에 버려지는 소방호스로 가방을 제작하고 판매수익금 일부를 소방복지재단에 기부하는 엘비스엔크레스라는 브랜드를 알게되었다.


<엘비스엔크레스 대표이사 사진>

이 브랜드에서 마음이 와닿은 단어는 두개였다. 하나는 소방 그리고 하나는 소방관을 위해 기부한다는 것이였다. 바로 이 사업이 국내에있는지 검색을 해봤지만, 정식으로 소방호스 브랜드 업체는 없었다. 그래서 내가 시작해봐야지라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엘비스엔크레스 제품사진>

창업아이템을 결심했지만 현실은 대학교4학년 졸업반 그리고 대학원등록금의 압박. 창업동아리 대표였던 컴퓨터공학과 후배의 도움으로 일자리를 얻게되었다. 일자리는 화장실 청소였다. 처음엔 화장실 청소를 만만하게보았지만 3개의 건물 전체를 청소하는 일이였다. 아침9시부터 오후5시까지 남자가해도 쉽지않은 일이였다. 이후에 항상 나는 청소하시는 분들이 눈에띄고 그분들께 늘 감사함을 느끼게되었다. 같이 일하시는분께 여쭤봤다. 일이 힘드시지않으시냐고 왜 굳이 많은 일중에 이 일을하시는지 여쭤봤다.


그분이 이야기해주셨다. "일할수있다는것에 감사하고, 내가 깨끗히 청소해놓은곳을 잘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나는 이 일에 보람과 가치를 느낀다" 창업하면서 이야기해주신 이야기와 마음가짐을 늘 새기며 창업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게되었다.


호서대 글로벌창업대학원 원장님께 자문을 구했다. 소방호스로 가방 만들고 수익금 일부를 소방관을 돕고싶은데 어디서부터 진행해야하는지 여쭤보니 "그 비즈니스 모델이면 사회적기업쪽인거같다. 관련 지원사업이 있는데 사업계획서를 작성해서 지원해봐라"고 이야기해주셨다. 그렇게 낮에는 청소일을 밤에는 사업계획서를 작성하였다.


그렇게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에 선정될수있었다.

<2014년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선정>
<어메이즈 로고사진>

당시 친환경을 생각해서 어메이즈라는 단어가 유럽에서 옥수수라는 의미기있길래 버려지는것없이 사용되는 업사이클 소방호스 팀 이름을 생각했지만,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의 위탁기관 서울디자인재단의 팀장님께서 소방호스로 만드는데 소방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야하지않겠느냐라고 하셨고 고민끝에 평소에 마커스워십이라는 예수님의 흔적을 남기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를 지닌 팀의 이름과 소방을 검색해봤더니 fire fighter 불과 싸우는 사람, fire hose 불호스등 fire를 소방의 의미로 넣고 흔적을 남기는 사람들이라는뜻의 markers를 붙여서


Fire markers라는 브랜드가 탄생하게되었다. 초반에는 너무 단어가 길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1년정도 지나니 잘지었다는 이야기를 듣게되었다.


<아버지와 찍은 사진>

그렇게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이 선정되고 아버지께 "아버지 버리는 소방호스로 가방을 만들고싶은데 구할수있을까요?"라고 했더니, "하라는 소방 공무원 시험준비는 안하고 무슨 버리는 소방호스로 가방을 만들겠다고 난리냐"라고 이야기하셨다. 아버지께 구할수는 없겠다고 단념하는 순간 다음날 아버지께서 근무가 끝나시고 뚝 비닐봉지에 담긴 무언가를 주시며 말씀하셨다. "옛다 소방호스"

<소방서에서 버리는 폐 소방호스>

그렇게 아버지가 주셨던 소방호스로 다음 고민을 하게되었다. 가방을 만들수있는 기술이 없었다. 아버지께 또 고민을 나눴다. "휴...만들지 못하면 하지를 말던지..."라고 이야기하셨다. 또 단념하고 업체를 찾아보려고했다. 다음날 밖에 나갔다가 집에들어오니 집안에서 '드드드드'하는 소리가 났다. 아버지가 소방호스로 가방을 만드셨다. 8시간이나 넘게 바늘을 부러뜨려가며 제작하신 소방호스 가방. 난 그때의 아버지의 뒷모습에 청년의 때에 울컥한 마음이 들었다. '소방호스 가방이 뭐라고 아버지가 이렇게 정성으로 도와주시다니..너무 감사합니다'


<가방을 제작중인 아버지사진>
<첫 샘플 제품사진>



http://www.firemarkers.co.kr/


매거진의 이전글 #1. 소방관의 아들, 창업을 결심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