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간에 누가 이렇게 문자를 보냈을까?' 하며 폰을 살펴보니, 우리 반 학생 윤호(가명)였다.
'헛... 이게 뭐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학교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A, B 분반으로 운영하고 있다. A반은 월, 수 등교 화, 목, 금은 온라인 수업, B반은 화, 목에 등교, 월, 수, 금은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A반과 B반 학생들은 서로 친해질 기회가 없었다. 반 친구들끼리 서로 친해질 기회를 만들어주고자, 2학기 때는 반을 조금 섞기로 했다.
'어쩐지 오늘 반을 바꾼다고 말했을 때, 격한 반응을 보이더라니 ㅋㅋㅋ(참고로 현재 윤호는 좋아하는 여학생이랑 다른 반이다.)'
윤호에게 바로 전화를 걸었다. 바로 받는다.
"선생님, 그거... 그거... 제가 한 거 아니에요. 제 친구가 장난친 거예요. 진짜예요."
"(능청스럽게) 아? 그래? 친구의 장난이었구나~~ 네 문자 받고 생각 좀 해보려 했는데 그럼 어쩔 수 없지... 안녕~~~ㅋㅋㅋ"
"(중간에 내 말을 끊으며) 앜아아아앜 안돼요... 쌤쌤쌤 잠시만요!!! 잠시만요!!!! 아니에요. 아니에요. 사실 제가 문자 보냈어요. 제가 문자 보냈어요... (한숨을 내쉬며) 부끄러워서 그랬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럴 줄 알았다."
"쌤, 근데 제발 정윤(가명)이랑 같은 반 해주시면 안 돼요? 쌤이 시키는 것은 다 하겠습니다. 공부도 열심히 하고, 쌤 심부름도 잘하고, 수업시간에도 열심히 참여할게요. 제발요. 제발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