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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실남 Aug 21. 2020

빠른 성장을 위해 딱 이 두 가지만 기억하자.

손오공이 초사이어인이 될 수 있었던 이유

우리 반 아이들이 한창 나에게 이런 류의 고민들을 얘기했던 적이 있다.


"선생님, 아무리 열심히 해도 성적이 안 올라요. 제 머리가 나쁜가 봐요."


"선생님 말대로 데일리 리포트도 쓰고 꾸준하게 공부를 했는데도 아무 변화가 없는 거 같아요."


이 친구들에게 나는 딱 이 두 가지를 물어본다. 첫째, 얼마나 꾸준하게 했는지. 둘째, 임계점은 돌파했는지.


"며칠 동안 꾸준하게 노력해봤니?"


"3~4일 정도 정말 열심히 공부한 거 같아요."


"..."


보통 첫 번째 질문에서 절반 이상이 탈락한다. 적어도 1달 이상을 꾸준히 노력한 친구들에게는 두 번째 질문을 한다.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머리가 지끈지끈 아플 때까지, 너의 능력 한계치까지 공부를 해본 적 있니?"


"아니요... 선생님, 그게 가능해요?"


아직까지 자신의 임계점을 돌파하면서 공부를 하고 있다는 우리 반 학생은 아직 만나지 못했다. '꾸준함'에 대해서는 하도 내가 좋은 습관에 대해 강조를 많이 해서 그런지 우리 반 아이들 대부분이 그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임계점 돌파'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설명을 해준 적이 없었다. 어떻게 하면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줄까 고민하다가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다음 날, 반 아이들 앞에서 손오공 사진을 보여주면서 말했다.


"혹시 드래곤볼 아는 사람?"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손을 들었다. 내가 어릴 적에 봤던 만화를 요즘 아이들도 알고 있다니! 신기했다!


'휴... 다행이다. 덕분에 설명하기가 편해졌군.'


초사이어인으로 각성한 손오공과 프리저의 역대급 싸움


"얘들아, 여기 동영상을 보면 손오공이랑 프리저랑 싸우다가 손오공이 초사이언으로 변하잖아~ 이때 손오공이 초사이언으로 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뭐였을까?"


평소에 애니에 관심이 많은 지한(가명)이가 말했다.

"손오공이 사이어인이라서 그렇잖아요!"


"그래, 지한이 말이 맞아. 하지만 같은 사이어인이라도 이 당시에 베지터는 초사이어인으로 못 변했잖아? 다른 조건들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평소에 생각이 깊은 진원(가명)이가 말했다.

"음... 꾸준하게 노력해서 초사이어인이 된 게 아닐까요?"


"그렇다고 치면 베지터도 꾸준하게 노력했잖아? 이 둘의 차이점은 뭐였을까?"


평소에 엉뚱한 소리를 많이 하는 성원(가명)이가 말했다.

"손오공이 베지터보다 훨씬 더 많이 죽을 고비를 넘겼을 걸요. 몇 번 죽기도 했고요. 사이어인은 죽을 고비를 넘길수록 강해지잖아요."


"헐~~~ 정답! 와우~~ 역시 성원이는 선생님의 마음을 잘 아는구먼~~ ㅎㅎ"


간만의 칭찬에 성원이의 어깨가 으쓱으쓱한다.


꾸준함과 임계점 돌파로 초사이어인으로 변한 손오공


"얘들아, 사실 우리 인간도 사이어인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너희들이 어떤 능력을 계발하고자 할 때, 그걸 자신의 능력치의 한계 이상으로 꾸준하게 몰아붙이면 어느 순간에 확 성장한 자신을 느낄 수가 있을 거야. 말이 좀 어렵지? 운동을 예로 들어볼게. 그냥 매일 똑같은 세기로 운동을 하는 사람이랑 매일 자신의 한계치를 돌파하면서 운동을 하는 사람이랑 비교했을 때, 누가 더 체력이 빨리 늘 수 있을까?"


"당연히, 뒤에 사람이요."


"저도 그런 경험 해본 적 있어요!"

평소에 운동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나의 얘기에 공감을 많이 했다.


"이번엔 수학을 예로 들어볼게. 매일 이미 풀어봤던 비슷한 문제를 푸는 사람이랑, 매번 자신의 원래 실력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문제를 푸는 사람이랑 비교했을 때, 누가 더 실력이 빨리 늘까? 혹시 수학 문제 한 문제 가지고 1시간 이상 씨름하다가 풀어본 경험 있는 사람?"


수학을 잘하는 선우(가명)가 손을 든다.

"아마 선우는 지금 선생님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거다.ㅎㅎ"


선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짓는다.


"얘들아, 꾸준함만 가지고는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어. 물론 안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겠지. 하지만 좀 더 빠르게 성장을 하려면 꾸준함과 한계점(임계점) 돌파, 이 두 개 모두가 꼭 필요하단다. 우리 모두 성장해서 손오공처럼 초사이어인이 돼보자!"


이렇게 그날의 수업을 마쳤다.



난 우리 반 아이들에게 내 평소 생활들을 잘 얘기해주는 편이다. 평소에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앞으로 이러이러한 일을 실천할 거다.'라고 공언했던 내용들을 있는 그대로 얘기해준다. 그날은 얼마 전에 시작한 아침 글쓰기에 대해서 얘기했다.


"선생님이 저번에 2주 전에 저녁 글쓰기는 수면에 방해가 돼서, 아침 글쓰기로 바꾼다고 했었잖아~ 와, 근데 아침 글쓰기로 바꾸니깐 한 1주일 동안은 너무 힘들더라고... 평소에 일어나던 시간보다 1시간 반 정도 일찍 일어나니깐 정말 정신을 못 차리겠더라. 근데 선생님은 참았어. 이 고통이 오래가지 않을 거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거든. 저번에 선생님이 습관 형성할 때, 초반 1~2주가 정말 중요하다고 했었잖아. 신기하게도 딱 오늘 아침에 일어났는데, 너무 개운한거야! 아무런 고통도 안 느껴지고! 심지어 글도 너무 잘 써지고! 정말 신기하지?"


저번에 정답을 맞혔던 성원이가 말했다.

"와~~~ 그럼 손오공처럼 쌤도 초사이어인이 되었네요. ㅋㅋㅋㅋㅋ"


"와... 성원이 또 기가 막힌 비유를 하네. 맞다. 그래 쌤도 초사이언이 한 번 돼보려고 ㅋㅋㅋ"



매일 글을 쓴 지 11주, 아침 글쓰기를 한 지 5주 정도가 지났다.


'그동안에 나는 초사이어인이 되었을까?' 고민해본다.



#꾸준함 #초사이어인 #임계점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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