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6. 4. ~ 2020. 8.25, 매일 글을 쓰는 습관을 만들겠다 다짐하고, 하루 한 편씩 글을 쓴 지 어느덧 84일이 지났다. 와... 84일! 84일이라니!! 내 평생 이토록 꾸준하게 열심히 무언가를 한 적이 있었나? 그 성취감과 자부심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난 학창 시절의 일기 말고는 글을 거의 써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글쓰기를 좋아하기는커녕, 매우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남들 다하는 필기조차 귀찮아서 안 하는 타입이었다. 그랬던 내가 매일 글쓰기에 도전을 했다.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매일 조금씩 쌓인 성공의 경험으로 나의 자존감과 자기효능감은 하늘을 찌를 듯이 높아졌다. 처음에 4시간 이상 걸렸던 글쓰기가 1시간 반 정도면 글 1편을 완성할 수 있게 되었다. 매일 늦잠을 자던 내가 글을 쓰기 위해 일찍 일어나게 되었다. 학생들 글쓰기 지도를 매번 회피했던 내가 적극적으로 글쓰기 지도를 하고 있다.(심지어 초등학생 브런치 작가 육성까지!) 평생 작가가 된다는 것은 단 한 번도 생각지 못했는데, 출간 작가가 되겠다는 꿈도 생겼다.
매일 글쓰기... 정말 좋다!
오늘은 매일 글쓰기를 습관으로 만들고 싶은 분들을 위해서, 84일 동안의 내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한다.
1~7일 차: 초반 일주일만 버텨라!
대개 모든 좋은 습관이 다 그렇듯이, 처음이 제일 힘들다. 작심삼일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첫날 시작할 때에는 의욕이 넘친다. 파이팅 넘치게 글을 쓴다. 하지만 금방 지치고 만다. 글을 처음 써보는 사람들은 보통 한 편을 쓰는데 4~5시간 이상이 걸린다. 꼬박 하루가 걸리기도 한다. 3일 정도가 지나면, 첫날의 의욕 넘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악마의 속삭임에 유혹을 받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아... 이걸 계속 해? 말아? 봐봐... 글을 쓰는 데 이렇게 하루 종일 시간이 드는데, 그건 내가 글쓰기에 재능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니겠어? 내 주제에 무슨 글쓰기야? 그냥 포기하자. 포기해도 아무도 뭐라 안 해!'
이렇게 글쓰기를 그만두라는 온갖 악마의 유혹들이 몰려올 것이다. 하지만 좋은 습관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이 마의 일주일을 꼭 버텨야 한다.
혼자서 글을 쓰는 것이 너무 힘들다면, 글쓰기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함께하는 것도 추천한다. 필자의 경우도 '한달'이라는 자기계발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분들과 함께 '으쌰으쌰'하며 글쓰기를 하고 있다.
8~40일 차: 글쓰기에 재미를 느끼는 시기
마의 일주일을 버티면, 글쓰기의 황금기가 다가온다. 글을 쓰는 것이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글을 쓰는 시간도 많이 준다. 초반에 하루 평균 조회수 5~10을 왔다 갔다 했던 내 글의 조회수도 이제 50 이상이 된다. 운이 좋으면 다음 메인에 내 글이 오르기도 한다. 메인에 내 글이 올랐을 때, 사람들이 내 글에 좋은 반응을 보일 때의 그 성취감을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1달이 지나고 나면 '나도 할 수 있구나! 나에게도 꾸준하게 행동할 수 있는 힘이 있구나!'를 느낀다.
하지만 이 기쁨도 잠시... 우리는 다음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41일 차~65일 차: 지루함을 버텨라!
40일 정도가 지나면 이제 서서히 지루해지기 시작한다. 글 쓸 소재도 이미 바닥난 지 오래다. 매번 비슷한 내용으로 글을 쓰는 기분이다. 다음 메인에 올라도 글에 좋은 반응이 보여도, 이미 익숙해졌기 때문에 전과 달리 엄청난 희열이 몰려오지는 않는다. 이때 또 악마의 속삭임이 들려온다.
'뭐, 이만하면 충분하지 않나? 40일이나 글을 쓴 거면 대단한 거지! 안 그래? 다음 메인도 한 번 올라봤겠다, 이제 그만둬도 괜찮을 거 같다!'
악마의 속삭임에 넘어가, 이 구간에서 글쓰기를 멈추는 사람들은 다시 글을 쓰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미 머릿속에 '힘들다. 지루하다.'라는 생각이 박혀 있기 때문이다. 아마 '아, 내가 또 몇 십일 간을 또 고생해야 돼?'라는 생각이 올라올 것이다.
반면, 이 지루함을 견딘 사람에게는 엄청난 보상이 주어진다.
66일 차~85일 차: 습관의 형성시기
거의 1달 가까이 되는 지루함을 견디면, 다시 글쓰기의 황금기가 찾아온다. 일단 이미 글을 쓰는 것이 많이 익숙해졌기 때문에, 글을 쓰는데 시간이 확 줄어든다. 글을 쓰면서도 아이디어 훅훅 나온다. 내가 생각하는 대로 글이 계속 잘 써지니 신바람이 난다.
이미 글쓰기 습관이 형성이 되어 있기 때문에 글을 안 쓰면 뭔가 허전하고 찝찝하다. 마치 음식을 먹고 양치질을 안 했을 때 그 찝찝한 느낌이랄까? 결혼식 준비로 바쁜 와중에도 지금 글을 쓰는 이유도 그 '찝찝함' 때문이다. 안중근 의사가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는다.'라고 말했던 것이 이제야 공감이 간다. ㅎㅎ 그리고 그 찝찝함 속에서 딱 글을 쓰면, 뭔가 개운하다. 마치 막힌 변기통을 '뻥~' 뚫은 느낌이다. 지금 나의 느낌이 그렇다.
이렇게 거창하게 적었지만, 난 아직 멀었다. ㅎㅎ 이제 막 글 쓰는 습관이 형성되었을 뿐인,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금처럼 꾸준히 글을 쓴다면, 지금보다 성장한 내가 되어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