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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실남 Sep 02. 2020

꿀 같은 휴식 후에 얻은 깨달음

주말 포함 매일 새벽 5시 반에 일어나다 간만에 8시에 일어났다. 무려 2개월 만에 첫 늦잠이다. 당장 독자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글을 써야 하지만, '뭐, 신혼여행인데 어때? 다들 이해해주실 거야.'라는 생각이 내 머릿속으로 파고든다.


'조금만 더 놀다가 써야지...'


TV를 튼다. 군대 전역 이후로 한 번도 보지 않은 TV... 무려 3년 만에 TV를 본다. 오래간만에 보니, 재미있다.


글을 간단히 쓰고, 아내와 함께 풀빌라 주변에 산책을 간다.

너무 좋다! 그냥 바다 풍경을 바라만 봐도 마음이 힐링되는 느낌이다. 30분 동안 걸었는데도 사람 한 명 마주치지 않았다. 우리 둘만의 세상에 온 듯하다.


숙소에 돌아오자마자 풀장에 들어간다. 시원하다. 물속에서 아내와 대결을 펼친다. 물속에서 숨 오래 참기, 튜브 빨리 밀기, 물싸움, 튜브 경주 등등 둘이서 놀아도 재미있다.


중간에 주인장 형이 붕어빵과 파전을 구워주셨다. 한참 동안 운동을 하고 먹어서인지 꿀맛이다! 


저녁엔 아내와 함께 고기를 먹으며 와인 한 잔을 한다. 너무 좋다. 딱 지금만 같았으면 좋겠다.



이렇게 꿀 같은 2박 3일 풀빌라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서도 우리의 휴식은 계속되었다. 넷플릭스 드라마 하나를 처음으로 정주행 해봤다. 치맥도 하고, 아이스크림, 과자도 먹고 싶을 때 마음껏 먹었다.

3박 4일 동안 너무 편안한 나날들을 보냈다. 너무 좋았다. 그동안에 고생했던 모든 것을 보상받는 느낌이랄까?  


근데 어딘가 모르게 마음이 찜찜하다.

'내가 이래도 되는 걸까? 신혼여행이란 명분 하에 너무 방탕하게 노는 건 아닐까?'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의 제임스 클리어는 이렇게 말했다.

'한 번은 괜찮지만 두 번은 안 된다.'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 습관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방탕한 행동들이 쌓이고 쌓여 습관이 될까 두려웠다. 벌써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었다. 아내는 1달 동안 겨우 뺀 6kg를 3일 만에 절반 이상 채웠고, 내 뱃살도 장난이 아니다. 매일 쓰던 글쓰기도 점점 귀찮아지고 있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아내와 의논한 결과, 신혼여행이란 명분 아래에 숨지 않기로 했다. 놀 땐 놀더라도 기존에 매일 하던 운동, 독서, 글쓰기 습관은 꼭 지키기로 했다. 좋은 습관은 형성하기 어려우나, 그걸 깨는 것은 무척 쉽기 때문이다...


그리고 꼭 신혼여행이라고 여행 다니고, 영화 보고 술 마시란 법도 없다. 난 아내와 함께 신혼여행 기간 동안 같이 독서, 운동도 하고 서로의 꿈에 대해서도 다시 점검해주고, 미래의 청사진도 그려볼 계획이다.


이제야 마음이 편해진다.



P.S. 독자님들~ 너무 결혼, 신혼여행 얘기만 올려서 죄송합니다. 내일부터는 좀 더 다채로운 얘깃거리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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