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교실남 Sep 04. 2020

행복한 신혼을 위한 부부생활 십계명

우리는 같이 산 지 6개월(코로나로 인한 결혼식 연기로), 결혼식을 올린 지 일주일 된 새내기 신혼부부이다. 이제 결혼식까지 올렸으니 부부로서 새로운 약속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어제 와이프와 함께 '행복한 신혼을 위한 부부생활 십계명'을 만들어보았다. 우리 부부가 정한 약속은 다음과 같다.

 


먼저 기존에 시행하고 있던 1~3번까지의 세 가지 규칙들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기존에 글을 읽으신 분들은 4번부터 읽으시면 됩니다^^)



1. 매일 산책하기


매일 9시부터 10시까지는 산책하는 시간으로 정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소통을 위해서이다. 부부관계가 잘 유지되기 위해서는 소통이 핵심이라고 본다. 요즘에 기분은 어떤지, 직장생활은 잘하고 있는지, 힘든 일은 없는지, 서로에게 바라는 점은 없는지 등등 산책 중 대화를 통해서 우리는 서로를 좀 더 이해하고 알아갈 수 있다.


둘째, 우리 몸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이다. 결혼식이 끝나고 나서 다시 살이 찌고 있다... 서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너무 행복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운동이 없이 먹기만 하는 생활패턴도 한몫했던 거 같다. 점점 불룩 튀어나온 배 모양이 서로 닮아가는 것을 보고 우리는 충격을 받았고, 산책을 통해 하루 7~8천보는 꼭 걷기로 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3~4천보는 기본적으로 채우기 때문에, 우리는 매일 만보 이상을 걷는 셈이다.


셋째, 집에 일찍 들어오기 위해서이다. 같이 생활을 시작한 초기에, 가정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8시 이전에는 꼭 집에 들어오기로 서로 약속했다. 근데 약속이 잘 지켜지지 않았다. 좀 더 강력하고 매력적인 환경설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게 바로 '산책하기'였다. 우리가 사는 동네 주변은 산책로가 아주 잘 조성이 되어 있다. 아내와 함께 아름다운 산책로의 자연경관을 보면서, 대화도 하고 운동도 하면서 '난 정말 행복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환경설정 초기에는 아내와 함께 산책하는 것이 좋아서 집에 일찍 들어왔던 것 같다. ㅎㅎ 지금은 습관화가 되어서 웬만해서는 집에 일찍 들어간다.


아내와 함께 걷는 산책로



2. 집안일 분담하기


초기에 집안일 분담 문제로 엄청 싸웠다. '왜 나만 요리를 하냐, 왜 나만 청소를 하냐, 왜 나만 집안일을 하냐' 등 특히 아내의 불만이 엄청났다. 나도 내 나름대로 열심히 집안일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내가 그렇게 말을 하니 섭섭했다. 우리는 이러한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집안일 분담과 관련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한참의 의논 끝에 우리에게 맞는 시스템을 정했다.

우리 부부가 만든 집안일 수당제도

일단 우리 집에서 암묵적으로 합의된 기본규칙이 있다. '식사할 때 요리는 아내가 설거지는 내가, 집 청소할 때 화장실 청소는 아내가 나머지 청소는 내가 한다.' 같은 역할분담 규칙이 있다. 만약 이 기본규칙을 넘어서는 일을 했을 때는 집안일 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예를 들면, 내가 너무 오늘 피곤해서 아내가 요리와 설거지를 둘 다 해줬다면, 아내는 7000원의 집안일 수당을 받는다. 아내가 주말에 아파서 같이 집 청소를 하지 못하고 나 혼자 집 청소를 했다면, 난 8000원의 집안일 수당을 받는다.


은근히 집안일을 하며 돈을 버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냥 집안일을 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제도를 시행한 뒤로는 집안일 때문에 싸우는 일이 확 줄었다. 집안일이 한쪽으로 치우치더라도 그만큼 대가를 받기 때문에 불만이 없다. 오히려 집안일을 하는 것이 인기가 더 많을 때도 있다. ㅋㅋ (현재 5개월째 시행 중인데 상당히 괜찮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밑의 링크를 참고하자.

https://brunch.co.kr/@lk4471/118



3. 한 달에 한 번 여행가기


아내는 항상 밖에 나가는 것을 좋아하지만, 나는 지독한 집돌이다. 나는 집이 너무 좋다. 특히 주말에는 집에서 가만히 쉬고 싶다. 침대에 누워서 멍도 때리고, 소파에 누워서 영화도 보고, 읽고 싶었던 책도 읽고, 잠도 푹 자고 하고 싶은데, 아내의 생각은 나와 정반대다. 아내에게 주말은 밖에 놀러 가는 시간이다. 주변에 카페도 가고, 근처 지역에 당일치기나 1박 2일로 여행도 가고 등등...


매 번 주말이 되면 한바탕 전쟁이 치러졌다. 아내는 밖에 나가자고 하고 나는 집에서 그냥 쉬자고 하고. 신혼초에는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했기에 항상 나의 승리로 끝나곤 했다. 문제는 아내가 점점 힘들어하는 게 내 눈에 보였다.


'이게 말로만 듣던 코로나 블루인가!'


밖에 계속 나가지를 못하자 아내는 정서적으로 힘들어했고,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내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내가 먼저 아내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고, 한 달에 한 번은 꼭 여행을 가기로 했다. 



4. 2주에 1권 이상 책 읽고 output(서평, 실천, 토의)하기


TV를 없애고(신호제거) 책읽기를 유도(신호과장)한 우리 집의 거실(광각으로 찍어서 집이 좀 더 넓어 보이는 듯...)

신혼 초반에 일부러 독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혼수 장만할 때 일부러 TV를 사지 않았다. 대신에 거실에 TV 놓을 자리에 책장을 만들었다. 하지만 신혼 초기에는 독서 활동이 아주 잘 이뤄졌으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흐지부지 되었다. 특히 휴대폰과 태블릿 PC가 우리의 독서를 계속 방해했다. 1주일에 최소 한 권 이상 읽었던 우리의 독서량은 3주에 1권 정도로 줄었고, 우리 부부의 성장을 위해 새로운 약속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주에 1권 이상 책 읽고 output(서평, 실천, 토의)하기!


이것이 우리 부부가 정한 약속이다. 매일 밤 10시~11시는 독서하는 시간으로 정했다. 책만 읽으면(=input) 지식이 쉽게 휘발되어 날아가기 때문에 서평, 실천, 토의 같은 ouput까지 하기로 했다. 그리고 독서를 강제하기 위해, 위의 약속을 지키지 않을 시 만원 벌금도 물기로 했다. 반대로 책 한 권 읽기와 output을 성공적으로 끝냈을 시, 용돈보상도 받기로 했다.



5. 돈 투명하게 쓰고 항상 기록하기 


지출내역 기록해두기

지출한 내역을 기록하는 것은 신혼생활 초반부터 약속했던 부분이다. 하지만 바쁜 생활을 계속하다 보니, 최근 들어서 잘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투명한 우리 집 재정을 위해서, 아무리 바쁘더라도 지출내역을 항상 기록하기로 했다. 그리고 월급이 들어오는 매달 17일에는 그동안 우리 부부가 지출한 내역들을 살펴보고 반성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6. 야식 먹지 않기(9시 이후로는 X)


야식이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잘 컨트롤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 부부도 매 번 '안 먹어야지!' 다짐을 하면서도 번번이 실패하곤 했다. 이번엔 벌금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야식을 만약 먹었을 경우 만원의 벌금, 그리고 일주일 이상 야식을 안 먹었을 경우 3만원의 보상금을 받기로 했다.



7. 한 달에 한 번 가족회의 열기 


매 달 월급이 들어오는 17일에 가족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 날에는 지출내역을 확인, 점검, 반성하고 그동안의 생활이 잘 이루어졌는지 점검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8. 서로에게 짜증 내지 않고 다정하게 얘기하기


우리 둘 다 경상도인이다 보니, 말투가 엄청 딱딱하고 무뚝뚝하다. 특히 내가 엄청 심하다. 내 말투에 아내가 상처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 아내가 운전을 하기 시작하면서, 나의 차가운 말투에 짜증까지 더해지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어갔다.


이 규칙은 이러한 상황을 개선시키기 위해서 아내가 제안한 것이다. 나도 최근에 말투 개선의 필요성을 느꼈기에, '서로에게 짜증내지 않고 다정하게 얘기하기' 규칙에 동의했다.



9. 고민 있을 때 꼭 이야기하기 


부부관계에 있어서 핵심은 '소통과 대화'라고 본다. 서로 고민이 생겨서 힘든 데도 말하지 않는 것은 서로에게 너무 서운한 일이라 생각한다. 힘들더라도 함께 고민하고 해결방법을 찾아 나가기 위해, 꼭 고민이 생기면 서로에게 이야기해 주기로 약속했다. 



10. 한 달에 1회 이상 유튜브 채널 업로드하기


최근에 온라인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우리 부부의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다. 원래는 결혼식 라이브 방송을 위해 만든 것이지만 거기에 식전영상, 식중영상, 결혼식 예고편 등 영상들을 올리다 보니 나름 이것이 우리의 추억을 기록하는 좋은 매체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 달에 1회 정도 영상을 업로드해 볼 생각이다. 




우리 부부가 만든 약속이 효과가 있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우리 부부의 관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만약 여러분이 신혼부부이거나 관계의 리밸런싱이 필요한 부부라면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고 여러분만의 10계명을 만들어 보기를 추천한다. 앞으로의 부부생활에 대한 청사진이 구체적으로 그려지게 될 것이다. 




#신혼부부 #부부약속 #부부생활십계명




매거진의 이전글 꿀 같은 휴식 후에 얻은 깨달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