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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실남 Jul 22. 2020

한 달 용돈이 15만원인 신혼부부

지출통제를 위한 최상의 환경설정

우리 부부는 코로나 때문에 아직 결혼식은 못했지만, 법적으로는 부부인 6개월 차 신혼부부이다. 오늘은 우리 부부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재테크의 기본인 지출통제 방법에 대해서 알려드리려고 한다.


우리는 맞벌이 직장인 부부지만 사회초년생이라 한 달에 벌어들이는 수입이 많지 않다. 게다가 결혼식 연기 및 준비, 전세, 혼수(가전, 가구) 등으로 빚까지 꽤 있는 상태다. 빚을 갚기 위해, 지금보다 돈을 더 벌거나 돈을 아껴 써야 했다.


먼저 돈을 더 버는 것을 생각해보았다. 우리는 공무원이기 때문에 투잡은 불가능하다. 투자 같은 경우도 시장 상황을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에 무작정 나서기가 무섭다.(물론 꾸준히 공부는 하고 있다.)


하지만 돈을 아껴 쓰는 것, 즉 지출 통제는 충분히 우리 선에서 통제가 가능하고 지금 당장 실행 가능하다. 우리는 지금 우리가 컨트롤할 수 있는 지출통제를 하기로 선택했다. 그리고 지출통제를 위한 하나의 시스템(=환경설정)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환경설정은 우리의 의지를 능가한다.     by 교실남



1. 지출 내역 기록



먼저 우리가 현재 돈을 쓰는 내역들을 전부 화이트보드판에 기록하기로 했다. 고정비, 자기계발, 장보기, 외식비, 기타, 이렇게 총 5가지 카테고리로 나눠서 기록했다.


지출 내역들을 일일이 기록하면 좋은 점들이 많다. 첫 번째 장점은 우리가 어디에 돈을 많이 쓰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서 좋다. 그리고 손으로 직접 쓰니, 좀 더 체감이 잘 된다고나 할까? 예를 들면, 내가 무분별한 지출을 했을 경우 죄책감이 든다. 반면, 의식적인 지출을 했을 경우에는 좀 더 큰 기쁨을 느낀다.


두 번째 장점은 아내와 함께 서로 견제(?)를 할 수 있어서 좋다. 혼자 절제하기는 힘들지만 같이 하면 훨씬 낫다.


우리는 매 달 월급이 들어오는 17일에 그동안 지출한 내역들을 보고 반성한다. 이번 달 돈 관리에 있어서 잘한 부분들은 서로 칭찬하고, 못한 부분들은 어떻게 개선할 지에 대해서 토의한다. 예를 들면, 얼마 전에는 식비에 너무 무분별하게 지출을 하는 것 같아서, 장보기는 30만원, 외식비는 10만원으로 지출을 제한했다.




2. 용돈 제도(고정된 용돈+용돈을 버는 시스템)



무분별한 지출을 막기 위해서, 용돈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우리 부부의 한 달 용돈은 각자 15만원이다. 매 달 17일에 위의 지출 반성이 끝난 후에, 15만원의 용돈을 받아 간다. 이 돈은 공동으로 쓰는 돈(주유비, 생활비, 같이 다니는 작곡학원비, 통신비, 이자)을 제외하고, 개인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이다.


15만원이 너무 짜다고 생각하실 수 있다. 혹은 15만원으로 어떻게 사회생활을 할 수 있냐고 반문하실 수 있다. 첫 달 시행을 해보고, 우리 부부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우리는 용돈을 벌 수 있는 규칙을 만들었다. 첫 번째 규칙은 '집안일을 하면 용돈을 벌 수 있다.'이다. 집 안에서 요리, 설거지, 집 청소, 빨래 등을 하면 용돈을 벌 수 있다. 어떤 날에는 용돈을 벌기 위해, 서로 집안일을 하려고 하는(?) 대참사가 벌어지기도 했다.


두 번째 규칙은 우리 부부의 규칙은 아니고 내가 스스로 만든 규칙이다. 우리는 쓰고 남은 돈은 거의 대부분 주식투자를 하는데,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장에 너무 무분별하게 돈을 넣는 것 같아서 자기계발과 연결시킨 규칙을 만들었다. 예를 들면 내가 책을 읽고 서평까지 쓰면 5만원의 돈을 주식투자할 수 있다. 야식을 일주일 동안 먹지 않으면 5만원의 돈을 주식투자할 수 있다. 이렇게 자기계발로 피땀 흘려서 번 돈으로 투자를 하면 좀 더 조심성 있게 투자를 하게 되는 효과도 있다.




3. 신용카드 최적화


결혼생활 초반에 우리는 지출내역들을 살펴보고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중 무엇을 써야 할지(비율을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떤 신용카드를 써야 할지를 결정했다.


-체크카드: 소득공제율 30%, 내가 현재 보유한 돈에서 쓴 돈이 차감되어, 소비 체감도가 높다. but 신용카드에 비해 혜택이 작다.

-신용카드: 소득공제율 15%, 이번 달에 쓴 금액이 다음 달에 청구가 되어, 돈을 막 쓸 확률이 높다.(하지만 위의 시스템을 만들었기 때문에, 나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but 체크카드에 비해 혜택이 크다.

-공제대상: 카드(현금영수증, 체크카드, 신용카드) 사용금액이 총급여의 25% 초과 사용액부터 공제대상이 됨.


아내와 나는 신용카드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고 우리의 생활패턴과 딱 맞는 신용카드를 골랐다. 한 달에 40만원이상 실적만 내면, 주유 15000원, 쇼핑 15000원, 통신, 관리비 10000원 등을 할인해주는 카드였다. 한 달에 적어도 3만 5천원을 아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1년이면 3.5*12= 42만원이다. 전에 쓰던 신용카드가 한 달에 2만 정도 혜택을 줬었는데 1년이면 42-24=18만원이나 차이가 난다. 그리고 올해는 지출할 일이 꽤 많기 때문에 웬만하면 신용카드를 사용하기로 했다.


물론 지출 내역들을 분석하고 지출에 최적화된 카드를 찾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긴 했지만, 지금 그 효과는 톡톡히 누리고 있다.





내 글을 읽고 '뭘 저렇게 구질구질하게 하나하나 다 따져가면서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다. 위에서 내가 제시한 내용들은 시스템이다. 시스템은 처음에 만드는 것이 어렵지, 만들어지면 자동화가 되어 편하다. 우리의 습관도 마찬가지다. 처음에 좋은 금융습관을 만들기가 어렵지 한 번 습관으로 형성이 되면 자동화되어 평생 간다. 자동화가 된다는 말은 의식적인 에너지가 덜 든단 말이다. 우리는 그 에너지를 아껴서 나에게 좀 더 중요한 가치에 쓸 수 있다.



어떤가? 한 번 해볼 만 한가?
그렇다면 오늘 당장 실천해보자!

   





#재테크 #지출통제 #부부용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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