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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실남 Aug 31. 2020

신혼여행 가다가 죽을 뻔했습니다.

결혼식이 끝나고 다음날 바로 신혼여행을 가게 되었다. 최근에 코로나가 너무 심해져서, 접촉이 상대적으로 많은 제주도 여행은 취소하고 집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풀빌라로 2박 3일로 신혼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나머지 4일은 집콕 신혼여행ㅠㅠ)


마트에서 2박 3일 동안 필요한 식료품들을 사고 이제 풀빌라로 출발하려는 찰나 와이프가 한 가지 제안을 다.

"자기야, 이번에는 내가 운전할까? 가는 길이 고속도로이기도 하고~ 쉽잖아! 내가 한 번 해볼게!"


와이프는 운전을 배운 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도착지까지 가는 길이 험하지 않기에 운전을 맡겨도 될 거 같았다.


'음... 괜찮을 거 같기도 하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도 해봐야 운전실력이 늘지!'

 

근데 이상하게 불안하다. 뭔가 불길한 예감이...


"그냥 이번엔 내가 운전할게~ 숙소에 빨리 도착해야 하기도 하고~ 그리고 최근 1주일 간은 운전 한 번도 안 했잖아. 다음에 좀 더 운전에 익숙해졌을 때 맡길게요~"



그렇게 내가 운전하기로 하고 신혼여행지로 출발!


"와~ 자기야, 저기 구름 좀 봐봐! 오늘 날씨 진짜 좋네!"


"그러게~ 날씨 괜찮아서 다행이다."


라는 말이 무색하게 갑자기 날이 흐려지면서 비가 쏟아졌다. 불과 몇십 초 만에 일어난 일이다.


"와... 요새 날씨 왜 이러냐... 미쳤다..."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 눈 앞에 모든 차들이 비상등을 켠 상태로 주행을 하고 있다. 신기하다.


"와... 또 이런 광경은 처음이네! 자기야~ 한 번 동영상으로 찍어볼래? 남겨두자!"


갑자기 쏟아지는 장대비(차선이 안 보였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비가 더 거세졌다.  앞이 안 보인다. 아까의 호기롭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갑자기 두려움이 엄습해왔다.


그때 갑자기 앞 차에서 물폭탄이 쏟아졌다.

"와... 뭐야!"


물폭탄으로 인해 한 3초 동안 눈 앞의 시야가 싹 가려졌다. 앞, 옆, 뒤에 차들이 다 있었기에 자칫하면 큰 사고가 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20분 간의 충격과 공포의 시간이 지나고...




터널을 지나고 나니 딴 세상이다. 언제 비가 내렸냐는 듯 하늘이 너무나 맑다. 이게 바로 예전에 고3 때 한국지리에서 배웠던 지형으로 인한 날씨 변화인가? 정말 신기하다...

터널을 지나니 새로운 세상이 나왔다.


갑자기 소름이 돋는다.

'만약에 내가 아니라 와이프가 운전을 했다면? 나도 이렇게 힘든데 와이프가 과연 운전을 잘할 수 있었을까? 만약에 교통사고라도 났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자기야, 아까 내가 운전했으면 우리 진짜 큰 일 났겠다... 나였으면 운전대 붙잡고 울고 불고 난리 쳤을 거야"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는 죽음과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항상 조심해야겠다.


그나저나 내일 집에 돌아가는 길에 태풍이 온다던데... 무사히 집에 돌아갈 수 있을까?


#신혼여행 #폭우 #교통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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